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승부수로 띄운 ‘노브랜드 버거’가 순항하고 있다. 점포수를 줄이거나 유지하는 정도인 경쟁사에 비해 매장수를 빠르게 늘려 1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월 매출 기준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급식·외식 부문에 타격을 입은 신세계푸드에 노브랜드 버거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28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다음 달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노브랜드 버거 100호 매장이 문을 연다. 첫 매장인 홍대점을 오픈한 지 20개월 만이다.
‘정용진 버거’로 유명한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푸드가 2019년 8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론칭한 브랜드다. 작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매월 5개의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2020년 7월 가맹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매장 수 증가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매장 수가 29개였던과 비교하면 1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가맹점을 포함해 매장 수를 180개까지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급식 중단과 뷔페 영업 제한 영향이 컸다. 1분기에만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24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점차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회복은 노브랜드 버거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신세계푸드 외식사업부 매출 가운데 노브랜드 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외식사업부 연매출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지난달 기준 노브랜드 버거의 월 매출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직영점과 가맹점 비율은 각각 60%, 40%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직영점 위주 출점으로 노브랜드 버거에 대해 알리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직영점과 가맹점 모두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노브랜드 버거도 직면한 과제는 있다. 가성비를 앞세웠지만 맛에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노브랜드 버거 패티에 대한 혹평이 많다. ‘패티 맛이 편의점 버거 수준’, ‘뭔가 빠진 맛이 난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혼합육이라 맛이 없다’ 등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노브랜드 버거가 가성비를 앞세웠지만 소비자를 이끄는 것은 결국 제품의 맛”이라며 “싼 가격에 몇 번은 사 먹을 수 있어도 맛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꾸준한 인기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