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3주년...어그러진 9·19 남북군사합의만 덩그러니

2021-04-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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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통신선 차단·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손을 잡고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27 판문점선언이 27일 3주년을 맞았지만 어그러진 남북 9·19군사합의서만 덩그러니 남은 형국이다. 판문점선언은 지상·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상대방에 대한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군사적 충돌을 하지 않기로 남북이 한 약속이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막을 내리면서 양국 대화가 교착국면에 빠졌다. 그리고 2020년 6월 16일 14시 49분 북한은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탄으로 폭파하면서 판문점선언 의미는 퇴색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 통화에서 "판문점선언 의미가 퇴색되면서 5개월 뒤 남북이 맺은 9·19군사합의서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군 통신선이 차단된 것이 상징적이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0년 6월 9일 정오부터 청와대를 포함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폐기하면서 군 통신선도 함께 끊었다. 이유는 탈북민의 대북 전단 살포였다.

군 통신선을 끊은 이후 이날까지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 전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게 국방부 측 설명이다. 

비무장지대(DMZ) 내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 역시 2019년부터 3년 연속 남한 단독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3년간 작업 재개 내용을 북측에 통보했지만 단 한 차례도 답신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남한은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 남측 일대 유해 발굴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다. 국방부는 지난 2년간 해당 지역에서 유해 2335점(잠정 유해 404구)과 유품 8만5074점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하반기에 백마고지로 발굴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마고지는 6·25 전쟁 당시 국군 전사자와 실종자 960여명이 발생한 곳이다.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 왕래 조치도 궤를 같이한다. 북한은 민간인의 안전한 자유 왕래를 위한 필수 사전 조치인 공동근무수칙에 합의해주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3년간 JSA 남측 지역을 한정해 일반인 견학을 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악재 속에서도 군사적 충돌 없이 한반도 정세가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지금 평화는 미완의 평화"라며 빛바랜 판문점선언의 현주소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5월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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