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급등세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급등세를 이어오던 진단키트 관련주들은 백신 개발 이후 주목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온 바 있다. 하지만 개인들이 검사키트를 직접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한번 이들 진단키트주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단키트 관련주인 수젠텍은 전 거래일 대비 상한가(29.95%)인 2만8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젠텍의 진단키트는 미국실험실표준인증(CLIA) 면제가 적용돼 소형병원과 약국에서도 개인을 대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 국내 기업 중 CLIA 면제를 조건으로 미국에서 EUA를 획득한 코로나19 항체진단키트를 내놓은 기업은 수젠텍이 유일하다. 세계에선 다섯째다.
그간 수젠텍 주가는 급등 후 급락세를 이어오며 부침을 겪었다. 지난해 9월 8일 6만5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급락세를 이어오며 지난 2월 26일에는 1만3250원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또 엑세스바이오도 가격제한폭(29.77%)까지 오른 2만5500원, 진매트릭스와 팜젠사이언스는 각각 17.72%, 15.77% 뛴 1만9600원, 1만2850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강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하고 업종에 따라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을 지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3일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품의 사용을 조건부 허가하면서 관련주들의 상승세에 힘을 보탠 모양새다.
자가검사키트는 사용자가 스스로 15분 만에 코로나19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진단키트다. 허가된 이날부터 7~10일 후인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약국, 인터넷 등을 통해 일반인도 구매할 수 있다.
느린 백신 접종과 코로나19의 빠른 재확산 등으로 금융투자업계는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상보다 느린 백신 접종률과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의 증가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확진자 수가 사상 최고”라면서 “의료시스템의 붕괴(인도 하루 확진자 30만명 참고)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