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6일 오전(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감독상 시상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봉준호 감독이 맡았다. 그는 비대면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시상에 참여했다.
봉 감독은 한국어로 "감독은 무엇일까? 감독은 무엇을 하는가? 저도 잘 모르겠다. 정색하고 말하기도 쑥스럽기도 하다. 짧고 명쾌하게 말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이런 질문을 듣는다면 은근슬쩍 회피할 것 같은데 이번에 감독님들에게 했다. 길에서 어린아이를 붙잡고 '감독'을 소개한다면 뭐라고 대답할 건지다"라며, 다섯 감독상 후보들을 소개했다.
후보로는 '미나리' 정이삭 감독과 함께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맹크'의 데이빗 핀처,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펜넬,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가 올라 경합했다. 아쉽게 '미나리' 정이삭 감독의 수상은 불발됐다.
수상자는 영화 '노매드랜드' 클로이 자오가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다.
클로이 자오 감독은 "아카데미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일이 힘들 때마다 어릴 때 아버지와 즐겨했던 게임을 생각한다. 중국 시어를 외우는 게임이었는데 서로의 문장을 끝내는 일이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전추츄 춘벤샤오'다.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선하다는 의미다. 어렸을 때 그 영향을 받았고 아직도 굳건히 믿고 있다. 가끔 살다 보면 그걸 믿기 어려운 순간이 있기도 하지만 제가 만난 모든 사람의 내면은 선함이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오스카상은 믿음, 용기, 자신의 선함을 유지하는 모든 분에게 돌리고 싶다. 여러분이 저의 영감"이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이다.
▲ 각본상=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 각색상=영화 '더 파더'
▲ 국제영화상=영화 '어나더 라운드'
▲ 남우조연상='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다니엘 칼루야
▲ 분장상=영화 '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 의상상=영화 '마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앤 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