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22일 수요 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 일정에 나섰다. 최대 2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에 나서며 약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울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록한 수요예측 경쟁률을 경신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SKIET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향후 사업 전망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밝혔다. 이번 IPO에서 SKIET는 2139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7만8000~10만5000원으로 상단 기준 2조246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이날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진행되며 오는 28~29일 일반 청약이 예정되어 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며,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중순이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의 소재 부문 자회사로 2차전지 배터리에 필요한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능력으로는 업계 선두권이 아니지만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는 지난해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고품질 분리막 생산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티어1 분리막은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치 기업들의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부품이다. 업계에서는 SKIET를 비롯해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 소수 기업만이 생산 능력을 갖췄다.
수요예측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공모주 시장이 달아오르며 유가증권시장 IPO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 기록도 네 자릿수 이상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장한 빅히트가 1117.25대 1을 기록했으며 올해 명신산업이 119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역대 최고 경쟁률은 연초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로, 1275대 1을 기록했다. 다만 SKIET가 수요예측 경쟁률을 경신하더라도 희망범위를 초과하는 공모가를 확정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앞서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높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희망 범위 내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SKIET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 설비 확충 등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유럽에 3, 4 공장 준공을 결정하는 등 선제적인 생산 능력 확충으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도 구주 매출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의 구주 매출 분량은 공모 물량의 60% 가량인 약 1283만4000주로, 공모가 상단 기준 약 1조3476억원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