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그린본드(녹색채권) 발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한 중국에서도 친환경 경영이 필수가 되면서 녹색금융이 힘을 받고 있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 등 현지언론이 21일 보도했다.
◆中 그린본드 발행 '러시'···전 세계 '3분의 1' 차지
녹색채권은 채권 발행 자금을 기후변화·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와 같은 친환경 프로젝트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한 채권이다. 중국 신용평가사 중청신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본토에서 발행된 녹색채권만 모두 78개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늘며 전 세계 녹색채권 시장의 34.5%를 차지했다.
특히 올 3월에만 모두 47개 녹색채권이 발행돼 모두 847억 위안어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국 금융권 녹색금융 관계자는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하면서 각 투자기관에서 녹색채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는 녹색채권 발행에 양호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탄소중립 채권 발행량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실제 1분기 탄소중립 채권이 전체 녹색채권 발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가개발은행, 국가전망공사 등 대부분이 국유기업 중심으로 발행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중국 정부가 녹색경제를 적극 밀고 있다는 걸 반영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직접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며 탄소배출 제로(0)’ 전략을 공개했다.
중국은 관계가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미국과도 기후변화 방면에서만큼은 협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시진핑 주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오는 22일 기후변화 화상 정상회담에 참석해 중요한 연설을 진행하기로 했다.
◆ '녹색금융' 앞장서는 인민은행, 고탄소 배출 자산 투자 제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중심으로 녹색경제를 뒷받침 할 녹색금융 지원방안도 쏟아지고 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20일 하이난 보아오포럼 석상에서 "고탄소 배출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대신 녹색채권 등 녹색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과정에서 기후변화를 중대 요인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특히 외환보유액 관리 분야에서 녹색채권 구매 비중을 높이고,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 투자는 제한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탄소 배출 자산에 대한 범위나 투자 제한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앞으로 기후변화가 금융안정과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겠다며 은행 자산건전성 평가에서도 기후변화 요인을 반영하겠다고 그는 전했다.
이 총재는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국제적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미 유럽연합(EU)와 공동으로 녹색 금융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아세안 국가들과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중앙은행 차원에서 개발도상국의 녹색금융 건설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 총재는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 회의에서도 인민은행이 온실가스 감축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