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택배업 저가경쟁에 기름 부은 지투…순펑도 흔들었다

2021-04-1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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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성 이우 택배단가 건당 0.8위안…저가 덤핑영업에 벌금까지

저가경쟁에 中순펑 1분기 1700억 적자 예고…주가 곤두박질

동남아 택배공룡 J&T 中 택배 '저가경쟁' 원흉

 

[J&T 택배]


전 세계 최대 잡화도매시장이 있는 중국 저장성 이우. 이곳은 국내외 각지로의 대량의 잡화 운송이 이뤄지다 보니 택배업체간 경쟁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다. 그러다보니 중국에서 택배 단가가 가장 싸다. 택배 단가가 건당 1위안(170원)도 채 되지 않을 정도다. 택배 저가 덤핑영업이 워낙 심각해지자 지난 9일 현지 우정국이 일부 택배업체에 과징금을 물리기도 했다. 

이우의 택배 경쟁은 '빙산의 일각'이다. 중국 전체 택배업계가 출혈경쟁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중국내 택배량은 나날이 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업체들이 줄줄이 택배 단가를 낮추면서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업계 덤핑 수주에 중국 민간 택배업 공룡 순펑(順豊)마저 흔들렸다. 순펑택배는 지난 9일 올 1분기 약 10억 위안(약 17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고됐다. 지난해 1분기에는 코로나19에도 9억 위안의 순익을 실현했다. 지난해 전체 순익은 무려 73억 위안으로 26%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던 택배업체다. 

순펑은 중국 다른 택배사가 가맹점 제도로 운영되는 것과 달리 자체적으로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어서 택배 품질과 가격 등을 통제할 수 있다. 택배 단가도 다른 업체보다 높다. 순펑 택배단가는 건당 평균 17.8위안이다. 업계 평균 10.6위안보다 훨씬 높다. 그만큼 품질 높은 서비스를 자랑한다. 순펑은 중국내 만연한 택배업계 가격 경쟁에도 그동안 꾸준히 순익 증가세를 이어올 수 있었다. 

그런데 1분기 순펑의 예상치 못한 적자에 시장은 화들짝 놀랐다. 실적이 발표된 9일 주가는 일일 하한가인 10% 곤두박질쳤다. 왕웨이 순펑택배 회장은 "1분기 경영을 잘못했다"며 주주들에게 직접 고개 숙여 사과했다.

다른 택배회사 상황도 별 다를바 없다. 중국 또 다른 대형 택배회사 선퉁(申通)택배도 올해 1분기 최대 1억 위안 적자를 예고했다. 중국 징둥물류 산하 징시(京喜)택배는 2억 위안 적자를 내자 아예 택배 사업을 중단하고 지역 공동구매로 사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중국 택배업계 적자는 저가 경쟁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쇼핑,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택배량도 급증했다. 지난해 중국 전국 택배 물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833억6000만건에 달했다. 2010년까지만 해도 23억건에 불과했던 택배물량이 10년새 36배 증가한 것이다. 반면, 택배 평균단가는 2010년 건당 24.57위안에서 지난해 10.55위안으로 60% 가까이 낮아졌다. 

특히 최근 중국에 진출한 동남아 택배공룡 지투(極兎, 영문명 J&T)가 안 그래도 심각한 택배업 가격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3월 중국에 첫 진출한 지투는 중국에서 5대 민간 택배기업, 이른 바 '4퉁1다(四通一達, 선퉁·위안퉁·중퉁·바이스후이퉁·윈다)'보다 평균 0.3위안 이상 낮은 가격에 물량을 수주했다. 심지어 이우시에서는 택배단가가 건당 0.8위안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다른 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택배 단가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 지투는 지난 9일 이우시 우정국으로부터 저가덤핑 영업으로 시장 질서를 저해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처벌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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