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작년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자율주행 통신 기술방식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C-V 2X(Cellular-V2X) 방식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 여러 국가와 다른 기술 방식을 채택하면서 글로벌 표준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에 쓰일 수 있는 기술을 차량환경무선접속(WAVE: 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라 부르는데, 이 가운데 무선통신 규격은 C-V2X, 차량용 단거리 통신기술은 DSRC가 있다. 우리나라는 기술 중립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실제 도로 사업에서는 DSRC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방식이 해외 주요 국가들에서 외면받고 있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C-V2X는 차량간 통신(V2V), 차량과 보행자 간 통신(V2P),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V2I)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직접적인 통신 모드를 일컫는 사이드링크(sidelink) 기술을 통해 차량 및 도로변장치(RSUs)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셀룰러 네트워크 없이 직접 통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19년 7월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의 반대로 DSRC와 유사한 기술인 ITS-G5만을 사용하는 단독 C-ITS 구축 법안이 최종 부결됐다. 결국 C-V2X 방식과 기술 중립에 중점을 둔 법안이 다시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위한 표준 C-V2X를 준비 중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2018년에 C-V2X 기술을 정식 채택해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C-V2X 방식이 더 선진적인 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주요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채택되고 있다.
특히 국제표준으로 자리 잡은 C-V2X 방식은 안전성 확보 차원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의존도가 매우 큰 한국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도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초기 C-V2X 시스템은 널리 구축된 LTE 셀룰러 표준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미래 모델은 5G 기술의 통합으로 기능과 통신 속도, 안정성, 지연성 측면에서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차량에 V2X 통신장비 장착 비율이 전체 차량의 약 25%에 달하며, 이를 통한 국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회사들의 매출이 한해 약 1억4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C-V2X는 2020년 7월 5G-V2X 표준으로 진화했다. 이처럼 미래 자동차 산업의 지평을 넓힐 것으로 주목받는 C-V2X 기술은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의 풍부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주요 역할을 담당할 필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C-ITS라는 토양 위에서 성장하는 혁신 기술이기에,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활기를 띠고 있는 자율주행차 개발 전쟁에서 주도권을 확립하려면 초기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해외 C-ITS가 C-V2X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와 역행하는 우리나라의 선택이 훗날 추가적인 개발 비용과 시간으로 되돌아오지 않을까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한국이 해외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무엇보다 안전한 자율주행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C-V2X 방식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