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사무처 당직자로 인사발령 받은 지 일주일 만에 국민의당 국회의원 보좌직원으로 채용, ‘월급 대납’ 논란(관련 보도 : [단독] 안철수 거짓해명 정황…당직자 월급, 국회 대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직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원대복귀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의원실 보좌직원들이 당직을 맡은 의원의 당무를 돕는 것’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파악된 건데,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앞두고 이들 직원들을 복귀시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합당 후 국민의힘이 ‘원대복귀’ 직원의 고용을 승계토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의심된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은 “합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 후 당 체제 정비 차원에서 경력직원으로 고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원대복귀는 사실상 합당 후 고용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합당 실무과정에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15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에 있어서 걸림돌은 보통 세 가지 쯤 된다. 사무처 직원들의 고용 승계라든지 이런 것이 어떻겠느냐 이런 문제인데, 지분 요구도 하지 않는다. 그 다음에 재산 관계도 깔끔하다”고 했다. 이어 “사무처 직원도 숫자가 거의 한 자리 숫자 정도여서, 만약에 통합이 되면 모이는 데 별로 지장이 없기 때문에 저는 장애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사무처 관계자는 “고용 승계는 일정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다. 실무협의를 거쳐야 한다”면서도 “10여명을 받아들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정당법상 유급직원은 100명 이상 둘 수 없다고 돼 있는데 거대양당은 정책연구소에 파견하는 방식으로 약 200명 정도의 유급직원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이 추가로 고용할 수 있는 규모는 약 5~6명 내외라고 한다.
실무협상 없이 합당을 밀어붙일 경우 당 사무처 직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합당, 미래통합당을 만들 당시에도 자유한국당 사무처 직원들이 새보수당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반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개혁보수의 꿈과 의지만으로 수개월째 한 푼 급여 받지 못하면서 성실하게 일해온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며 “보수 승리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고용 승계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했지만,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은 채 일부 당직자들만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국민의당은 합당과는 전혀 관계없이 이뤄진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태규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합당이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합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서울시장 선거 후 당 체제 정비 차원에서 경력직원으로 고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무를 도왔던 직원들이기 때문에 4명의 의사를 물었고, 3명이 당직자로 가겠다고 해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고용승계’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 사무총장은 “국민의힘이 흡수통합이니, (당직자 고용) 승계를 하네 마네 이런 소리를 하는데, 우리 입장에선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당대당 통합이지 무슨 통합이 있느냐. 우리 당직자들도 (고용승계) 심사 대상이지만, 거기 당직자들도 다 심사대상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 25일 A씨는 중앙당 사무처 차장(정책실 근무), B씨는 중앙당 사무처 부국장(조직팀장), C씨는 중앙당 사무처 부국장(총무팀장)으로 발령받았다. 여기에 중앙당 사무처 국장(정책실장)으로 발령받은 D씨(최연숙 의원실 4급 보좌관)를 포함해 모두 4명이 당직 발령 일주일 만에 국민의당 의원실 보좌직원으로 채용됐다.
이들은 의원실 보좌직원으로 채용된 뒤에도 국민의당 당사로 출근하며 당무를 수행했는데, 이를 놓고 당직자를 국회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편법을 이용해 중앙당 당직자들의 월급을 사실상 국회가 대납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