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13일 서울 라바타운에서 '국가기후환경회의 2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국가기후환경회의가 2년간의 활동을 이달로 마무리함에 따라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탄소중립위원회 출범에 앞서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반기문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위기는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실존의 문제"라며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 내로 제한하기 위한 탄소중립과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 세계 시민 의식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을 앞당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곧 출범할 탄소중립위원회에 대해선 "탄소중립 이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쟁점은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정책참여단의 경험을 살려 국민참여단을 통한 공론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범정부 추진 기구다. 현재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부가 주무를 맡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집행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여러 부처·기구에 흩어져 있던 의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기 위해 구성된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도 기후변화기금(가칭) 조성과 제품 생산-유통-재활용 전 과정을 고려한 기술 개발을 위한 시스템 연구·개발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시민 교육 확대와 공동체 기반의 협력 강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탄소중립이 기업에 부수적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달린 문제인 만큼 기업 주도 탄소중립을 추진하되, 정부는 일관된 정책 신호와 인프라‧안전망 구축 등 여건 조성을 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됐다.
김민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대표는 "탄소중립 선언은 있으나 현장에서는 아직 그에 걸맞은 실천과 노력이 충분하지 않다"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RE100 등이 글로벌 트렌드이지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 중 일부는 이것을 과격한 목표라고 말하고, 국회는 입법 과제를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대표는 "탄소중립을 필두로 전 세계는 기후 외교와 탄소 통상시대로 재편했는데 우리 정부는 한 발짝 아닌 열 발짝 늦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현 정부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웠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탄소중립위원회 출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선임연구위원도 "우리나라는 산업구조상 온실가스 비중이 30%를 넘는다"라며 "이산화탄소는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줄일 수 있지만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등의 업종은 원료로 사용되는 부분이 있어서 재생에너지로의 대체가 불가능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