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에 방사한 여우, 올무에 한쪽 다리 잃었다

이달 초 강릉에 나타난 여우가 소백산에서 방사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여우로 확인됐다. [자료=국립공원공단]

소백산에서 방사했던 여우가 왼쪽 앞다리가 절단된 채로 강릉에서 발견됐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이달 초 강릉에 나타난 여우가 소백산에서 방사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여우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지난 4일 강릉에서 여우를 봤다는 제보에 따라 다음 날 현장 조사를 통해 여우 발자국과 실체를 확인했다. 여우의 이동 경로를 예측해 무인센서 카메라 12대와 포획 트랩 3기를 설치했다

그 결과, 지난 6일 최초 목격 지역인 강릉시 강동면 인근에서 이 여우를 트랩으로 포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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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여우의 앞다리에 부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체 식별을 위해 소백산에 있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로 이송했다. 개체 식별 결과, 어깨 부위에 삽입된 인식 칩으로 이 여우가 지난해 12월 소백산에 방사한 2년생 암컷 개체임을 확인했다.

이 여우는 지난해 3월 31일 중부보전센터 시설 내에서 태어난 개체로 자연 적응 훈련을 거쳐 그해 12월 20일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일원에서 방사됐다. 인근 단양·영월 등에서 활동을 하던 중 위치 수신이 단절됐다.

여우는 왼쪽 앞다리가 절단된 채로 발견됐다. 다리의 절단 부위가 원형으로 매끈한 형태인 것으로 미루어 올무에 의한 상처로 추정된다. 지금은 골절면이 근육으로 덮여 어느 정도 치유가 된 상태다. 

다시 방사하면 생존 능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여우 방사를 수행하고 있는 국립공원연구원 중부보전센터 시설에서 보호 중이다. 

2년생 여우는 성채로 통상 몸무게가 5∼6kg인데, 현재 이 여우는 몸무게가 4.82kg에 불과한 저체중인 데다 빈혈과 염증 증상이 확인돼 추가적인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홍정섭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여우가 방사 지점에서 10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생태계 적응력은 일부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무 등 위협 요인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판단돼 주기적으로 불법 엽구 제거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