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횡령·배임' 최신원 재판 속도낸다

2021-04-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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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공판 22일부터 매주 1회 진행

재판부 "9월 구속만료 전 끝낼 것"

2월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사진=연합뉴스]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정식 재판이 22일부터 매주 1회 열린다. 재판부는 최 회장 구속 만기일인 오는 9월 이전에 재판을 끝낼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구속에서 풀려나기 전에 공판 절차와 판결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1차 공판준비기일 때도 같은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재판부는 "구속 기간 만료인 9월 4일 전에 사건을 처리하는 게 목표"라며 "구속 사건이기 때문에 즉시 처리가 필요한 중요 사건으로 분류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17일 밤 구속됐다. 1심 구속 재판 기간은 6개월이다.

신속한 재판을 위해 재판부는 이날로 공판 준비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22일부터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로 했다. 재판은 매주 1회 이상 열릴 예정이다. 

구속된 피고인에 대한 형사재판은 일반적으로 2∼3주에 1회 공판기일을 잡는다. 그러나 최 회장 사건은 기록 양이 방대한 데다 구속 기간 안에 판결까지 내리려면 여러 차례 심리해야 한다.

재판부는 "8월 중순까지 87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내려면 매주 목요일마다 하루 4명 정도 신문을 해야 한다"며 "매주 목요일 재판을 진행하고, 필요하면 5월부터는 주 2회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기일엔 박학준 전 대표이사 등 SK텔레시스 관계자 3명을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다.

검찰은 진술조서를 증거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 총 87명에 이르는 증인을 법정에 불러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진술조서를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면 대상자는 줄어들 수 있다. 

최 회장은 이날도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 전에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측에서 사건 쟁점을 듣고, 필요 증거·증인을 추리는 등 향후 재판 절차를 논의하는 일정이다. 피고인이 참석할 의무는 없다.

변호인 측은 기록 양이 많고 검찰이 일부 자료에 대한 열람·복사를 허용하지 않았다며 공판준비기일에선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혐의에 대한 최 회장 측 의견은 첫 정식 재판에서 나올 예정이다.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호텔 빌라 거주비,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자금 지원 등을 명목으로 SK네트웍스·SKC·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2012년 10월 SK텔레시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개인 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처럼 속여 신성장동력 펀드가 275억원 상당 BW를 인수하게 한 혐의도 있다. 수년에 걸쳐 140만달러(약 16억원) 상당을 직원 이름으로 차명 환전해 약 80만달러(9억원)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반출한 혐의도 있다.

최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 차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촌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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