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그린 재킷의 주인공은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게 돌아갔다. 메이저 대회에서 아시아인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09년 양용은(49)에 이어 두 번째다.
'명인 열전' 제8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50만 달러·약 129억1000만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위치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파72·7475야드)에서 열렸다.
전날 밤 4타 차 선두를 달리던 히데키는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웃코스(바깥쪽)로 출발한 히데키는 1번 홀(파4) 보기를 범했지만, 2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8번 홀(파5)과 9번 홀(파4)에서는 두 홀 연속 버디로 우승 굳히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멘 코너(11~13번 홀)는 쉽게 그를 우승으로 보내주지 않았다. 12번 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서 날린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적었다. 그가 이번 대회 아멘 코너에서 적은 첫 보기였다.
13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지만, 흔들림은 계속됐다. 15번 홀(파5)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한 조로 편성된 잰더 쇼플리(미국)가 12~15번 홀 연속 버디로 2타 차까지 추격했다.
히데키는 16번 홀(파4)에서 또다시 보기를 기록했다. 이대로 덜미가 잡히나 싶었다. 하지만 쇼플리가 16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적었다.
18번 홀(파4) 파 퍼트를 남긴 상황. 빗나가며 보기를 범했지만, 1타 차 우승에 성공했다.
히데키는 이번 우승으로 투어 통산 6승(메이저 1승)을 기록했다. 생애 첫 승은 2014년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다. 가장 최근 우승은 201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이었다. 약 3년 동안 트로피 가뭄에 시달리다가, 그린 재킷으로 완벽하게 해갈하게 됐다.
일본 남자 선수로서는 메이저 첫 우승이자, 처음으로 그린 재킷을 입게 됐다. 아시아 선수가 그린 재킷을 입은 것도 대회 역사상 처음이다. PGA 투어 메이저 대회로는 2009년 타이거 우즈(미국)를 누르고 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 올린 양용은 이후 2번째다.
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합치면 3번째다. LPGA 투어에서는 1977년 히구치 히사코(여자 PGA 챔피언십), 2019년 시부노 히나코(브리티시 여자오픈)가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히데키는 19세이던 2011년 마스터스에서 커트라인을 통과해 가장 잘 친 아마추어에게 주는 실버 컵을 들어올렸다. 그린 재킷을 입은 것은 실버 컵을 들어올린 지 10년 만이다.
한국 선수들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제84회 마스터스에서는 임성재(23)가 준우승을 기록하며 최경주(51)의 아시아 최고 성적 기록(3위)을 경신한 바 있다. 준우승 천하는 히데키의 우승으로 5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 유일하게 커트라인을 통과한 김시우(26)는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톱10은 유지하지 못했지만, 2019년 공동 21위를 넘어 마스터스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