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원소프트랩이 성공사례를 찾기 드문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일본 진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작년까지 미쓰비시, 제이엔씨(JNC) 등 현지 대기업 관계사를 포함한 8개사에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림원소프트랩은 올해 일본 고객 규모를 두자릿수로 늘리고 오는 2025년말까지 1000곳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회사만 수백개인 대기업 그룹에 공급 사례가 만들어지면 '제이커브(J Curve)'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박경승 영림원소프트랩 일본사업총괄 부사장은 현지 식재료 제조사 '큐슈액기스'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SK JNC'에 클라우드 ERP를 공급한 사례를 들며 작년 일본 사업의 주요 성과와 의미를 제시했다.
축육 추출물 조미료를 제조·판매하는 큐슈액기스는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상사라이프사이언스'와 육가공기업 '이토햄'의 합작사로 지난 2019년 11월 설립됐다. 큐슈액기스는 8개사의 ERP를 검토한 끝에 영림원소프트랩의 클라우드 서비스형SW인 '시스템에버'를 선택해, 이달부터 회계시스템으로 쓰기 시작했다.
박 부사장은 "10월부터 생산관리 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라며 "기존 ERP 시스템에서 (보조적인) 간접회계모듈을 사용하면서 생산관리 패키지만 추가 도입하려고 했다가 전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큐슈액기스가 영림원소프트랩 ERP가 여타 제품 기능과 효용에 견줘 전반적으로 앞서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 JNC는 한국 SK그룹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와 일본 종합화학회사 JNC가 디스플레이용 발광소자 OLED의 소재 사업을 위해 작년말 세운 합작회사다. 일본 진출 외국기업의 본사는 일본어 지원과 엔화(¥) 처리가 필요한 현지 사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SK JNC는 시스템에버를 채택해 이런 부분을 수월하게 대응했다.
박 부사장은 "일본에 진출하면 다국어·다통화 지원이 안 될 경우 여러 문제점이 생기기 때문에 (일본 진출 기업들의) 한국 계열사들이나 일본 현지서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부터 "일본을 제2의 내수시장이라 생각하고 진출하려고 한다"며 "도쿄가 있는 간토 지역에 우선 집중하되,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영향력·실속이 있는 현지 파트너를 간토, 간사이, 주부, 규슈, 홋카이도, 각 지역별로 확보했고 이를 통해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것"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고객 수 100개사에 도달하는 시점이 중요하다"며 "대기업 계열 그룹사들에 대규모로 채택되면 100개사는 쉽게 늘 수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미쓰비시그룹 계열 자회사는 약 1300개, 소니도 300개 정도가 있다. 이들은 모기업이 쓰는 제품을 일괄 도입하지 않고 어느정도 재량권을 갖고 솔루션을 선택한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디지털전환(DX) 바람이 불기 시작한 반면, 일본은 정부 기관의 보고서로 2년 반 전 쯤 'DX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왔음에도 실제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패키지 솔루션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이미 있고, 변화를 감수하는 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에는 2025년 전까지 이 부담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기술업계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현지 대기업 중심으로 4000개사 가량이 도입했던 독일 ERP 기업 SAP의 솔루션 'R3'의 유지보수서비스가 종료되는 시점이다.
박 부사장은 "일본 시장 문화 특성상 ERP에 유지보수서비스 끊기면 사용 못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후속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든지 타사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ERP같은 대규모 시스템은 프로젝트 기간이 3년 정도 필요해 지금 변경 작업을 시작한 기업 현장에 투입된 컨설턴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광범위한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의 부담을 느끼는 기업도 있다. 기존 ERP 시스템이 사용자 언어와 연결되는 문자 부호 체계가 다국어 지원 국제표준인 '유니코드(Unicode)'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의 문자 부호 체계까지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런 사례도 염두에 두고 일본 수요를 공략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고객을 만났던 박 부사장은 이제 국내에서 원격으로 화상 미팅을 하며 요구사항을 듣고, 제품개발과 기능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고객 수가 30곳이든 1000곳이든 문제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기업의 요청에 맞춰 기능을 개선하고 후속 버전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큐슈액기스도 우리가 만든 패키지를 거의 수정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권오철 영림원소프트랩 인도네시아 대표사무소장이 현지 세무회계컨설팅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장·세무처리 자동화 솔루션 '어카운택스' 공급 실적을 쌓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 사업을 준비해 올해 1월 론칭했고 4월 기준 2곳의 파트너, 14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연내 10개 파트너와 150개 고객사로 늘린다는 게 목표다.
권 소장은 "이달중 영업활동과 인재유치에 용이한 현지 랜드마크 지역으로 대표사무소를 이전하고 7~8월 현지법인을 세워 8월부터 어카운택스 출시 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인력 충원과 영업·컨설팅·개발조직 구성이 마무리되면 향후 동남아시장 거점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앞서 개인용 의료기기 유통회사인 'PT. Indocore Indonesia'에 시스템에버 i5 유통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곳의 유통망의 매장별 재고를 실시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수백개 매장의 각 주문·정산 내역을 단일 송장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시스템에버 i7 제조 시스템을 직원 수 600여명 규모의 현지 제조업종 회사에 공급해, 모회사와 자회사 2개 시스템의 자재·생산관리와 결산도 지원했다.
권 소장은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영업망과 사업 수행능력을 확대하고 내년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시장 특성상 이곳에 진출한 일본 대기업이 시스템에버를 채택했다고 알려진다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그 '후광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지 정부는 2025년까지 식음료, 봉제, 자동차, 전자, 화학, 제약, 바이오 등 주요 제조업을 GDP의 60% 규모로 육성하는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클라우드ERP와 함께 산업별 프로세스를 더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특화 모듈을 개발 중인 영림원소프트랩의 ERP 솔루션 사업 전략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굉장히 방대한 SW에 속하는 ERP의 코드를 일본에서 한 줄도 수정하지 않고 결산시스템에 도입했다는 사례는 그만큼 솔루션의 완전성이 검증돼 앞으로 현지 사업을 더 확대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는 여러 시행착오 후 회계사무소에 기장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그들을 우리 ERP의 고객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준비해 이제 막 실행하는 단계로, 하반기 론칭 이후 ERP 사업으로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작년 8월 1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작년 매출은 439억원으로 전년비 1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확대에 따라 전년과 동일한 43억원을 기록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림원소프트랩은 올해 일본 고객 규모를 두자릿수로 늘리고 오는 2025년말까지 1000곳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회사만 수백개인 대기업 그룹에 공급 사례가 만들어지면 '제이커브(J Curve)'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박경승 영림원소프트랩 일본사업총괄 부사장은 현지 식재료 제조사 '큐슈액기스'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기업 'SK JNC'에 클라우드 ERP를 공급한 사례를 들며 작년 일본 사업의 주요 성과와 의미를 제시했다.
축육 추출물 조미료를 제조·판매하는 큐슈액기스는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미쓰비시상사라이프사이언스'와 육가공기업 '이토햄'의 합작사로 지난 2019년 11월 설립됐다. 큐슈액기스는 8개사의 ERP를 검토한 끝에 영림원소프트랩의 클라우드 서비스형SW인 '시스템에버'를 선택해, 이달부터 회계시스템으로 쓰기 시작했다.
SK JNC는 한국 SK그룹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SK머티리얼즈와 일본 종합화학회사 JNC가 디스플레이용 발광소자 OLED의 소재 사업을 위해 작년말 세운 합작회사다. 일본 진출 외국기업의 본사는 일본어 지원과 엔화(¥) 처리가 필요한 현지 사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하는데, SK JNC는 시스템에버를 채택해 이런 부분을 수월하게 대응했다.
박 부사장은 "일본에 진출하면 다국어·다통화 지원이 안 될 경우 여러 문제점이 생기기 때문에 (일본 진출 기업들의) 한국 계열사들이나 일본 현지서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도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부터 "일본을 제2의 내수시장이라 생각하고 진출하려고 한다"며 "도쿄가 있는 간토 지역에 우선 집중하되,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영향력·실속이 있는 현지 파트너를 간토, 간사이, 주부, 규슈, 홋카이도, 각 지역별로 확보했고 이를 통해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할 것"고 설명했다.
'자회사 수백개 이상' 대기업 ERP 교체 수요에 집중
영림원소프트랩의 일본 누적 고객 수는 2017년 1개, 2018년 2개, 2019년 3개로 1년에 하나씩 늘다가 작년 한 해만 5개가 늘어 8개다. 올해 목표를 30개로 잡았다. 오는 2025년까지 1000개로 확 늘리겠다는 계획이다.박 부사장은 "고객 수 100개사에 도달하는 시점이 중요하다"며 "대기업 계열 그룹사들에 대규모로 채택되면 100개사는 쉽게 늘 수 있다"고 봤다. 그에 따르면 미쓰비시그룹 계열 자회사는 약 1300개, 소니도 300개 정도가 있다. 이들은 모기업이 쓰는 제품을 일괄 도입하지 않고 어느정도 재량권을 갖고 솔루션을 선택한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디지털전환(DX) 바람이 불기 시작한 반면, 일본은 정부 기관의 보고서로 2년 반 전 쯤 'DX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왔음에도 실제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패키지 솔루션 기반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이미 있고, 변화를 감수하는 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에는 2025년 전까지 이 부담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기술업계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현지 대기업 중심으로 4000개사 가량이 도입했던 독일 ERP 기업 SAP의 솔루션 'R3'의 유지보수서비스가 종료되는 시점이다.
박 부사장은 "일본 시장 문화 특성상 ERP에 유지보수서비스 끊기면 사용 못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후속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든지 타사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며 "ERP같은 대규모 시스템은 프로젝트 기간이 3년 정도 필요해 지금 변경 작업을 시작한 기업 현장에 투입된 컨설턴트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물론 광범위한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의 부담을 느끼는 기업도 있다. 기존 ERP 시스템이 사용자 언어와 연결되는 문자 부호 체계가 다국어 지원 국제표준인 '유니코드(Unicode)'를 지원하지 않았다면, 이를 사용해야 하는 환경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베이스의 문자 부호 체계까지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이런 사례도 염두에 두고 일본 수요를 공략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고객을 만났던 박 부사장은 이제 국내에서 원격으로 화상 미팅을 하며 요구사항을 듣고, 제품개발과 기능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고객 수가 30곳이든 1000곳이든 문제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대기업의 요청에 맞춰 기능을 개선하고 후속 버전을 준비하는 중"이라며 "큐슈액기스도 우리가 만든 패키지를 거의 수정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7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설립… '동남아 거점' 확보
일본 외에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동남아시장에서도 영림원소프트랩의 해외진출 움직임이 활발하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세워 급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동남아 서비스형SW 시장 공략의 거점을 마련했다.권오철 영림원소프트랩 인도네시아 대표사무소장이 현지 세무회계컨설팅 사업자를 대상으로 기장·세무처리 자동화 솔루션 '어카운택스' 공급 실적을 쌓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 사업을 준비해 올해 1월 론칭했고 4월 기준 2곳의 파트너, 14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연내 10개 파트너와 150개 고객사로 늘린다는 게 목표다.
권 소장은 "이달중 영업활동과 인재유치에 용이한 현지 랜드마크 지역으로 대표사무소를 이전하고 7~8월 현지법인을 세워 8월부터 어카운택스 출시 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인력 충원과 영업·컨설팅·개발조직 구성이 마무리되면 향후 동남아시장 거점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앞서 개인용 의료기기 유통회사인 'PT. Indocore Indonesia'에 시스템에버 i5 유통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곳의 유통망의 매장별 재고를 실시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수백개 매장의 각 주문·정산 내역을 단일 송장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시스템에버 i7 제조 시스템을 직원 수 600여명 규모의 현지 제조업종 회사에 공급해, 모회사와 자회사 2개 시스템의 자재·생산관리와 결산도 지원했다.
권 소장은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영업망과 사업 수행능력을 확대하고 내년 사업을 본 궤도에 올릴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시장 특성상 이곳에 진출한 일본 대기업이 시스템에버를 채택했다고 알려진다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그 '후광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현지 정부는 2025년까지 식음료, 봉제, 자동차, 전자, 화학, 제약, 바이오 등 주요 제조업을 GDP의 60% 규모로 육성하는 '메이킹 인도네시아 4.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클라우드ERP와 함께 산업별 프로세스를 더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특화 모듈을 개발 중인 영림원소프트랩의 ERP 솔루션 사업 전략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굉장히 방대한 SW에 속하는 ERP의 코드를 일본에서 한 줄도 수정하지 않고 결산시스템에 도입했다는 사례는 그만큼 솔루션의 완전성이 검증돼 앞으로 현지 사업을 더 확대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는 여러 시행착오 후 회계사무소에 기장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그들을 우리 ERP의 고객으로 유도하는 전략을 준비해 이제 막 실행하는 단계로, 하반기 론칭 이후 ERP 사업으로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작년 8월 1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작년 매출은 439억원으로 전년비 15.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확대에 따라 전년과 동일한 4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