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영림원소프트랩이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인공지능(AI) 기술로 중견·중소기업 경영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반 근태·급여 등 인사관리 최적화와 대화형 자연어처리(NLP) 챗봇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탐색·분석 기술로 업무 생산성 개선을 돕고 향후 데이터·AI 비즈니스 전문가와 네트워킹을 강화해 AI 경영 지원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영림원소프트랩은 24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호텔에서 '2022 영림원소프트랩 AI 혁신 콘퍼런스'를 열고 ERP 솔루션에 AI 기술을 결합한 신제품 'K시스템 AI'를 공개했다. K시스템 AI는 기업에 도입된 ERP 내부 데이터와 시장·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경영 관련 지표를 활용해 기업이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고 환경 변화에 대비할 수 있게 한다.
현장에선 영림원소프트랩 임직원 기조연설, 기업 AI 활용 방향성, 인사관리 분야 업무 방식 변화, AI 경영 분석 모델 활용 시연 등이 진행됐다.
권영범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AI는 경영에서 인간을 대체하거나 인간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인간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라며 "기업이 실시간 데이터 수집·분석, 모니터링 등 AI 기술을 구현하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비용 부담을 덜고 경영 혁신을 돕는 서비스를 개발해 ERP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영림원소프트랩은 ERP 솔루션 사용자가 △마케팅 △영업 △재경 △인사 △IT △고객서비스 △제조 △유통 등 분야별로 경영상의 통찰을 얻게 하는 AI를 개발 중이다. 솔루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로 축적되는 정형 데이터와 경기지표, 환율, 유가 등 외부 데이터를 함께 처리하는 AI 모델을 통계·탐색·규칙·지식·추론 등 기법으로 구현하고 여러 모델을 조합한 차세대 ERP 기반 AI 기능 32가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차세대 ERP 기반 AI 기능은 경영활동을 사후 분석·평가하는 'AI 경영분석'과 사전 예측하는 'AI 활동관리'라는 두 가지 영역별 제품으로 내년께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우선 12가지 AI 기능을 묶은 구축형 ERP 기반 AI 경영분석 제품이 개발돼 이미 시판에 들어갔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스템에버' 기반 AI 경영분석 제품이 공개됐고 한두 달 내 상용화가 예고됐다.
이재철 영림원소프트랩 기반기술연구소 BI팀 수석연구원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SaaS AI 경영분석 제품 기능 12가지를 중소기업 경영수준 고도화를 위한 셀프서비스 솔루션으로 소개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업 경영 상황에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미래가치실현본부 전무는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위해 AI를 활용할 때 큰 효과를 보려면 ERP에 축적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며 "K시스템 기반 경영활동을 사전 예측하는 AI 활동관리 제품에 '영업활동 최적지원'이라는 기능을 먼저 구현해 이번에 선보였고 프로세스 최적화, 직무변동 예측, 비용 모니터링, 재고·배송 최적화 등 나머지 19개 기능을 꾸준히 공개하겠다"고 했다.
◆ 근태·급여 등 인사관리 업무에 RPA 적용…중견·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가속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양해진 기업 내 근무 형태와 근로 시간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관리 업무 디지털 전환 방안이 소개됐다. 임승환 영림원소프트랩 BPO플랫폼사업단 상무는 'HR분야에서 디지털 자동화를 통한 비즈니스 지원과 업무 방식의 변화'라는 주제의 발표를 맡아 복잡하고 반복 작업 비중이 높은 인사관리 영역에서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자동화 기반 근태·급여 관리용 SaaS 솔루션을 소개했다.
영림원소프트랩의 자동화 기반 근태·급여 SaaS는 내부 직원과 외부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근태관리(에버타임), 메신저(에버톡), 급여 아웃소싱(에버페이롤) 솔루션에 RPA 시스템을 통합해 구현됐다. 이는 인사관리 담당자 업무에서 수동 데이터 재입력 작업을 걷어내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준다. 공공기관과 4대 보험 등 원천세 신고 처리를 함께 지원한다.
이날 처음 공개된 영림원소프트랩 ERP 기반 AI 챗봇 인터페이스 기능 '케이봇(Kbot)'은 실무자가 기업 ERP에 저장된 데이터를 간편하게 조회하고 모니터링, 추세분석, 항목 간 상관관계 예측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데이터베이스 쿼리 언어가 아닌 자연어 기반 질의를 통해 이번 달 매출이 얼마인지와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AI·RPA 등 디지털 신기술로 외연 넓힌 ERP 3사…시장 급성장 물꼬 트나
IT 업계에 디지털 전환 흐름에 대응해 경영 전략을 강화하려면 전통적인 ERP 시스템의 영역과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뿐 아니라 더존비즈온과 SAP코리아도 이런 인식을 따라 움직이는 분위기다. ERP와 외부 데이터를 결합한 데이터 분석, AI를 비롯한 자동화 기술 활용, 일반 사용자의 업무 생산성을 높여 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더존비즈온은 작년 5월 그룹웨어와 ERP를 결합한 신제품 '아마란스 텐'을 출시한 뒤 화상회의 등 협업 기능을 추가한 비즈니스 플랫폼 'SKT 엔터프라이즈 웍스'와 AI 기능을 접목해 구현한 자금관리 솔루션 '아마란스 텐 이상거래탐지 서비스'를 내놓았다. SAP코리아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잡고 SAP ERP에 '카카오워크'를 연동해 만든 결재·구매·영업관리 봇 등을 비대면 업무혁신 솔루션으로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전통적인 구축형 ERP 솔루션 사업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익률을 높이고 매출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 기반 ERP SaaS 사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SaaS 형태 솔루션 사업으로 클라우드 기반 ERP 사업을 이미 추진 중인 가운데 AI와 같은 디지털 신기술을 가미해 기존 고객 대상 수익 기회를 늘리고 시장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한국IDC에 따르면 작년 국내 ERP 시장(애플리케이션 매출) 규모는 3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늘었다. AI를 접목한 ERP 솔루션으로 경영 성과를 키운 사례가 확보된다면 ERP 시장 성장 폭이 더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