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업 철수에 LG폰은 대리점서도 찬밥…"갤럭시는 어때요?"

2021-04-0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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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저녁 방문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 상가. [사진=오수연 기자]

"LG 윙이요? 있긴 한데 왜 윙을 사요? LG가 휴대폰 사업을 접는다는데 굳이…"

LG전자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나 LG전자 스마트폰 재고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때 국산 폰의 양대 산맥이었던 LG 스마트폰은 일선 대리점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5월 말까지만 기존 제품을 생산하고 이후 단말기 생산을 멈춘다. 

유통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6일 저녁 방문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 상가는 곳곳에 '삼성 갤럭시S21 최저가', '갤럭시S21 최대 지원' 등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으나 LG전자의 '윙', 'V50', '벨벳' 등을 알리는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리점 몇 곳을 방문해 윙을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묻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한 대리점주는 기자에게 "최근 들어 LG전자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윙이 있긴 한데 화면을 꼭 가로로 보고 싶은 건가요? LG가 휴대폰 사업을 접는다는데 굳이…"라고 말끝을 흐리며 계산기를 두들겼다.

다른 대리점주는 "윙 출시 이후 지금까지 한 대도 팔아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고객에 추천하기가 어렵다"며 "윙보다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갤럭시S21이나 LG를 선호한다면 공짜폰인 V50이 나을 것 같다. 갤럭시를 가장 추천한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 LG Q51을 1000원에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LG V50과 V50S는 저렴한 가격에도 인기가 시들하다는 것이 일선 대리점의 설명이다. V50의 경우 공시지원금 최고액은 73만원으로, 단말기 출고가(75만200원~89만9800원)에 육박한다. 공시지원금의 15%까지 지급할 수 있는 대리점 추가 지원금을 포함하면 공짜폰이나 구매 시 현금을 얹어주는 차비폰으로도 살 수 있다.

V50이나 V50S를 차비폰으로 구매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리점주는 "최근 V50, V50S 등이 공짜폰, 차비폰이라 할 정도로 지원금이 풀렸다. 그런데도 잘 안 팔려서 회사에서 회수해가서 현재는 재고가 없다"고 귀띔했다.

다른 매장에서는 V50, V50S의 재고가 있었고 윙도 저렴했지만 추천받은 갤럭시S21 구매 조건이 더 유리하게 느껴졌다. 8만원대의 동일 수준 요금제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윙은 10만원 이하~13만원까지 가격대가 분포했다. V50과 V50S는 0원이다. 갤럭시S21은 3만~9만원에서 구매 가능하다.

2년은 사용해야 하는 만큼 향후 액세서리 구매가 어려워지는 점도 대리점에서 추천을 꺼리는 이유다.

대리점주는 "LG전자가 사후 서비스(A/S)는 지원한다지만 앞으로 휴대폰 케이스와 보호필름 등 액세서리는 재고가 소진 된 이후 추가 구매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마케팅 전략 변화는 없으나 이동통신사들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종료로 재고 처리를 위한 방책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7월 31일을 끝으로 휴대폰 사업을 접는 만큼 재고 소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온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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