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선택한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이 신인 신분으로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하나의 선택은 탁월했다.
2021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메이저'(First Major)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달러·약 35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에 위치한 미션 힐스 컨트리 클럽(파72·6865야드)에서 열렸다.
전날 밤 선두였던 타바타나킷은 아웃코스로 출발했다. 2번홀(파5) 이글을 낚았다. 300야드(약 274m)를 훌쩍 넘기는 티샷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8번홀(파3)과 12번홀(파4) 버디 두 개를 낚았다. 우승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전날 밤 7위였던 리디아 고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글 한 개(2번홀), 버디 8개(1·4·6·7·10·11·15번홀)를 낚았다. 16(파4)~18번홀(파5)가 남았다.
아쉽게도 3홀에서 파를 적었다.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15년 전(2006년 1라운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세운 코스 레코드(10언더파 62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리디아 고가 경기를 마치자, 타바타나킷은 '안전제일'을 앞세웠다. 13번홀(파4)부터 17번홀(파3)까지 파를 적었다. 마지막 18번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 그는 파로 대회를 마쳤다.
타바타나킷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313야드(약 286m)를 날렸다. 페어웨이에는 14번 중 11번, 그린에는 18번 중 16번 올렸다. 퍼트 수는 30개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타바타나킷은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긴장을 많이 했었다. 몇 홀 동안 정신이 없었다. 아마추어 시절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 호수에 뛰어들고 싶었는데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21세인 타바타나킷은 이 우승으로 여러 가지 타이틀을 획득했다. 생애 첫 우승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이는 2000년 카리 웹(호주)이 이 대회에서 성공한 이후 21년 만이다. 신인 신분으로 이 대회 우승은 1984년 줄리 잉스터(미국) 이후 37년 만이다. 전체 메이저 우승으로 따지면 14번째다.
아쉽게도 최소타 우승은 놓치고 말았다. 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은 도티 페퍼(미국)가 세운 19언더파 269타다. 한 타가 모자랐다.
타바타나킷은 지난해 2월 하나금융그룹 골프단에 합류했다. 2년 계약이다. 당시 하나금융그룹은 타바타나킷을 두고 'LPGA 투어 신인왕 후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타바타나킷은 LPGA 투어 2부 격인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뒤 LPGA 투어에 진출했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다수의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뒤 UCLA에 진학했다.
한편, 커트라인을 통과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세영(28)이 11언더파 277타 공동 3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세계여자골프랭킹(롤렉스 랭킹) 1위 고진영(26)과 2위 박인비(33)는 10언더파 278타 공동 7위에 위치했다. 디펜딩 챔피언 이미림(31)은 9언더파 279타 공동 10위로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이로써 2021시즌 국가별 우승은 미국이 3승(코다 자매·오스틴 언스트), 한국이 1승(박인비), 태국이 1승(패티 타바타나킷)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