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오랫만에 웃은 테슬라, 5.08% 급등…왜 올랐나

최근 각종 악재에 시달렸던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미국 뉴욕증시에서 오랜만에 큰 미소를 지었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일 대비 32.31달러(5.08%) 급등한 667.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3.98%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테슬라의 주가는 최근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배터리 공급 부족 등에 흔들렸다. 지난 16일 주당 700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눈에 띄는 반등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심지어 미국 월스트리트(월가) 투자은행(IB)들이 테슬라의 주가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과거 ‘천슬라(주당 1000달러)’로 불리던 테슬라의 명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다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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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이날 주가 상승은 시장 투자자들의 투자 초점이 움직인 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세이(Chris Hussey) 전무이사는 “투자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계획 보도가 나오자 매도 흐름을 보였다”며 “인프라 관련 수혜주인 에너지, 소재, 산업 관련주에서 빠져나오고 팬데믹 수혜주였던 기술주로 옮겨갔다”고 CNBC에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이뤄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 2조 달러(약 2260억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중산층 재건을 위한 대규모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둔 이번 부양책은 기후변화 대응 목적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전기차 인센티브 지급이 포함됐다.

전날 장중 1.776%까지 치솟으며 14개월 내 최고치에 달했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수익률)의 상승세가 안정된 것도 테슬라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7시 38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62% 추락한 1.735%를 나타내고 있다.
 

3월 31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일주일 간 테슬라 주가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캡처]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 등에 따르면 시장은 1일 발표될 예정인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실적에도 주목하며 테슬라의 미국 텍사스 중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의 새 공장 가동 시점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CFRA 리서치의 가렛 넬슨 분석가는 마켓워치에 “1분기 매출액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 한 투자자들은 이번에 테슬라에 면제권을 줄 것”이라면서 “계절 요인과 반도체 칩 부족 등으로 생산 차질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낮아진 편”이라고 말했다.

웨드부시의 다니엘 아이브스 분석가는 올해 1분기 테슬라의 판매실적이 17만대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정보서비스업체인 팩트셋은 테슬라가 올해 1분기에 모델3 12만2600대, 모델Y 약 1만대 등 총 16만8000대의 판매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테슬라의 1분기 판매 전망치를) 모델3은 13만2000대에서 16만대로, 모델S는 1만 2500대에서 1만4000대로 상향 조정한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부족과 중국 이슈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트위터에서 “현재 텍사스에서 건설 중인 오스틴 공장은 오는 2022년까지 1만 이상을 고용하게 될 것”이라고 남겼다.

이에 대해 포춘은 “이는 테슬라가 앞서 밝힌 고용 규모의 2배에 달하는 규모”라며 “테슬라가 지역정부기관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회사 측은 오스틴 공장에 5000명을 고용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머스크 CEO의 트윗은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한 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올라왔다”면서 테슬라가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과 일자리 창출 계획에서 주목을 받으리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