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 등록금 반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데다 원격수업 질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돌려주기보다 수업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대학 등록금 관련 현장 고충이나 부담 등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 제고 방안으로는 10개 권역에서 운영 중인 '원격교육센터'를 내세웠다. 교육부는 센터를 통해 비대면수업 관련 인력 3000명을 지원할 계획으로, 예산 419억원을 추경에 포함했다.
그는 "한양대에서 운영하는 센터에 가보니 여러 대학이 참여해 여러 콘텐츠로 같이 수업을 듣거나 학습관리시스템(LMS)을 공동 운영해 학생들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대면 수업을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학생들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이달 초 발족한 '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 290개 대학 중 96%가 넘는 곳이 지난해 하반기 등록금조차 반환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반환한 대학도 금액이 10% 내외로 몇만원 수준에 그친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해 학생들이 수백㎞를 걸은 후에야 대학과 정부가 움직였다"며 "우리 목소리를 들어줄 때까지 계속 전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는 4월 3일 서울 여의도에서부터 광화문까지 또 한번 행진할 예정이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대학긴급지원 사업 예산을 편성하고, 대학은 적립금 용도 전환으로 등록금 반환 금액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등이 깊어지는 조짐을 보이자 정치권에서도 중재를 촉구했다.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23일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등록금 반환 주장에 대해 "대학생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다"며 "대학 스스로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지난 27일 연세대에서 열린 '서울권대학 학생대표자 간담회'에서 "서울시장이 서울 시내 대학 총장들 입장을 들어보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