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농단'에 연루된 법관 중 첫 유죄 판결을 받은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기조실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앞서 지난 23일 재판부는 "재판 독립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법원장·법원행정처가 판사를 상대로 어떠한 지적도 할 수 없다고 보는 건 불합리하다"며 "국민 재판청구권 보장을 위해 나태한 판사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봤다.
다만 "판사 명백한 잘못을 지적하는 데 그쳐야 한다"며 "사건을 특정 시점 전까지 처리하라거나 어떤 조처를 하라는 권고를 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소송 관계자가 아닌 '제3자' 의견에 영향을 받은 판결은 "타당성이 없고 재판이라고 할 수도 없다"고 강조하며 이 전 기조실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이 전 상임위원도 전날 항소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옛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과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정 등 일선 재판에 관여한 혐의, 헌법재판소 파견 법관들을 통해 헌재 내부의 주요 정보를 파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이에 대해서 재판부는 "헌법재판소 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 관해 특정 헌법연구관 의견을 보고해 전달하거나, 헌법재판소법상 비공개 서면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고하게 한 것은 헌법재판소법과 파견 판사 제도 취지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들 혐의와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고영한 전 대법관과 공모관계도 인정했다.
두 사람 모두 항소함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에서 재차 판단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