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약진하고 있다. 과거 회생절차를 밟았던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후 5년 만에 기업 정상화에 성공하고 신규수주 2조원을 달성했다.
26일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동부건설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로 상향 조치했다. 동부건설은 2014년 6월에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진 이후 5년 8개월 만인 지난해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바 있다.
동부건설은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2016년에 5856억원까지 쪼그라 들었었다. 그러나 이후 건축부문에서 수주경쟁력을 회복하고 주택경기 호조를 타면서 2019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1조 902억원, 영업이익은 5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부채비율이 65%로 업계 평균보다 상당히 낮은편이다.
빠른 기간에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도로·철도 등 대규모 토목공사와 그룹사 플랜트 시공경험, 주택브랜드 ‘센트레빌’의 인지도 등을 기반으로 짧은 기간에 수주 능력을 회복한 덕분이다. 실제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연간 2조원 수준의 신규수주를 달성하고 있다.
동부건설의 주요 수주 타깃은 강남 등 수도권 지역의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이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과 지방 주택을 중심으로 건축 수주가 확대되며 건축 신규수주 비중이 8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분양사업의 경우 서울과 인천, 경기의 비중이 73.5%(가구수 기준)에 달하는 등 수도권 위주로 사업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총액 기준으로 1조6384억원(5372가구)의 민간 분양사업을 진행 중이다. 평균 88.6%의 양호한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토지신탁과의 사업 시너지를 기반으로 부산감만 1구역(2017 년, 4446억원), 당진 수청 1지구(2019년, 4660억원)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단기간 신규수주가 급증했다.
이렇듯 동부건설이 회생절차를 겪었는데도 수주 역량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인력유출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과거 30위권으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21위까지 상승했다.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상승한 것은 회생절차로 인해 매출이 축소되고 재무안정성이 약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 관련 기술 능력 및 신인도가 크게 훼손되지 않은 덕분이다.
동부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인력은 635명으로 회생절차 개시 전인 2014년말 기준 661명 수준에서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한국기업평가는 “기술력 및 영업력을 이전 수준과 유사하게 유지함으로써 수주 역량을 회복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는 “행정중심복합도시 2-4 생활권 복합시설 개발사업의 경우 코로나 19 에 따른 경기침체로 분양률이 예상 대비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며 “인근 지역에 주택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프라 개발이 진행되며 분양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신용등급 향상을 계기로 기존 사업의 지속성은 물론 신사업 투자 등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속적인 재무 건전성 확보와 미래 먹거리 발굴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