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 사태에 HMM·머스크 등 글로벌 해운사 희망봉 우회 고민

2021-03-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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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는 사고 발생으로 세계 주요 해운회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의 우회 노선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요 해운사가 수에즈 운하 통행을 포기하고 대체 항로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희망봉 경유를 포함한 모든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요하고 시간에 민감한 화물은 항공기로 운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나오지 않았으며 수에즈 운하가 언제까지 통과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선사인 하파그로이드도 "수에즈 운하 사태가 운송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으며, 현재 희망봉 우회 운항이 가능한 선박을 찾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국내 선사 HMM도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항로 변경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는 현재 수에즈 운하 인근 해상에서 이틀째 대기 중이다. 이 배는 자동차, 기계류, 냉동 수산물 등을 적재하고 있다.

항로를 남아공의 희망봉으로 변경하면 노선거리가 약 9650㎞가량 늘어난다. 이 경우 운송 소요 기간이 1주일 늘어날 뿐 아니라 연료비도 그만큼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대형 해운회사들이 희망봉 우회를 검토하는 이유는 운송 지연으로 발생하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기준 수에즈운하 양방향에서 정체된 선박은 185척에 달한다. 지난 23일 대만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운하 중간을 비스듬하게 가로지른 채 좌초하면서 운항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집트 당국은 다른 선박이 지날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사고 선박의 규모가 크고 모래톱 지형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신 등은 최악의 경우 정상화까지 수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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