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롯데쇼핑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최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 금액은 1150억원이다.
롯데 내 투자 주체는 롯데쇼핑으로, 투자 규모는 300억원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로 지분인수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건은 경영권 인수가 아닌 지분 인수인 만큼 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을 살펴볼 수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이날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제51회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이 있다"면서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부진을 겪고 있는 이커머스 '롯데온'과의 시너지를 통해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조원을 들인 이커머스 '롯데온'을 내놓았다. 하지만 1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은 코로나19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16조761억원으로 8.8%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6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쿠팡은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약 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해 외형 확대 준비를 마쳤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연합군을 결성했다.
새로운 유통환경에 변화가 필요한 때다. 롯데가 만약 이베이코리아(약 20조원)를 인수할 경우 롯데온(약 7조6000억원), 중고나라와 연합하면 시장점유율 1위로 수직상승하게 된다. 네이버(약 27조원), 쿠팡(약 22조원) 등을 제치고 새로운 유통환경에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강 대표는 롯데온에 외부 전문가 영입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내부 시스템도 안정화한 만큼 고객 만족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