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노조설립…"구성원 노력이 보상 아닌 극소수 돈잔치로"

2021-03-23 16:24
  • 글자크기 설정

정당한 인사평가·고용안정·포괄임금 폐지 등 요구

한글과컴퓨터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지난 2001년 결성된 노조가 2004년 자진 해산해 직장협의회로 전환한지 17년만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한글과컴퓨터지회는 23일 한글과컴퓨터노동조합 '행동주의'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향후 350여명의 한컴 등 소속 소프트웨어 개발·서비스 담당자를 가입대상으로 제시하고, 단체교섭요청을 통해 조합원 고충해소·복지·고용안정을 위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노조 측이 밝힌 현재 가입자 규모는 100여명이다.

설립동기는 직원들과의 공유 없이 빈번했던 조직개편·인사이동과 그 과정에 진행된 권고사직, 지속적인 흑자 실적에도 IT업계 흐름과 상반된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로조건, 여전히 존재하는 포괄임금제와 워라밸의 부재, 3가지다. 노조 측은 투명하고 시스템화된 정당한 평가·승진·인사 체계, 수직적·일방적 의사결정과 업무지시가 아닌 수평적 합의·신뢰에 기반한 조직의 발전, 포괄임금제 폐지를 포함한 자부심·노동의 가치 회복, 3가지를 달성 목표로 제시했다.

노조 측은 출범선언문에서 한글과컴퓨터의 업무문화와 노동환경이 수년간 퇴보해왔고,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따라야 했던 일정압박과 업무강도가 매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포괄임금제로 인해 대가 없는 야간근로와 주말근로를 해왔다고 토로했다. 이런 구성원들의 노력은 "개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아니라 극소수를 위한 돈잔치로 돌아왔다"고 비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25.7% 증가한 4013억원을 기록, 사상 첫 연매출 4000억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5.4% 증가한 682억원으로 전년대비 두배가 됐다. 당시 회사측은 호실적 배경으로 한컴오피스 신규수요 확대와 주요 연결자회사의 성장을 짚었다.

김기홍 지회장은 "익명게시판에서가 아니라 당당하게 한컴인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라며 "자유, 책임, 존중, 소통의 가치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위해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화섬노조 IT위원회는 지지성명서를 통해 "수년간 반복된 이 부조리함을 스스로 바꾸려는 한글과컴퓨터 노동조합 '행동주의' 첫걸음에 박수를 드린다"며 "IT인으로 우리를 살아갈 수 있도록 꿈의 토대를 마련해주신 한컴인분들에게 노동의 가치를 되찾을수 있도록 우리는 같이 행동으로 답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화섬노조 IT위원회는 지난 2018년 설립된 화섬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 넥슨지회 '스타팅포인트', 스마일게이트지회 'SG길드',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