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 터져도 특별대우 거부한 이재용...‘삼바 합병’ 첫 공판 미뤄지나

2021-03-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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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구치소서 심한 복통...교정당국 외부진료 권고에도 참다가 이송돼

삼바 회계부정 사건, 첫 공판 25일 예정...변호인단 아직 '공판 연기' 신청 안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듭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충수마저 터져 복막염으로 번질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응급수술로 위기를 넘긴 상태다.

21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구치소에서부터 심한 복통이 있었지만 상급병원으로의 전원 조치를 거부한 탓에 맹장염 수술을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오는 25일 예정된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 관련 첫 공판 출석마저 불투명해졌다.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8-02-05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재용, 구치소 의료진 '외부진료' 권했지만 "특별대우 싫다"며 복통 참아
이 부회장은 21일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 요양 중이다. 지난 19일 심한 복통을 호소했던 그에게 서울구치소 의무과장 등 교정당국 의료진은 그에게 외부진료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외부진료를 미루고 주말까지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극심한 고통이 계속됐지만 그는 "특별대우는 받지 않겠다"고 의료진의 외부진료 권고를 사양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통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이 부회장은 결국 의료진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울구치소 지정병원인 평촌 한림대 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이곳 병원 의료진이 전원 조치를 권고했고, 결국 삼성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충수염 수술을 받았다. 

충수는 맹장 끝부분에 위치한 가는 관 모양의 기관으로,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할 경우 오른쪽 아래배에 심한 통증을 동반하고, 그대로 방치하면 충수가 터져 충수 내부의 이물질들이 확산하는 복막염으로 번질 수 있다. 

일반적인 충수염 수술은 1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나, 이 부회장처럼 결국 충수가 터질 경우 장내 감염 정도에 따라 회복이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맹장염 응급수술 최소 1주일 요양해야...25일 삼바 재판 출석 불투명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최종 확정돼 법정 구속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명 ‘삼바 회계부정 사건’ 첫 공판 기일이 오는 25일로 예정돼 다시금 재판정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기소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등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이번 정식 공판에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충수염 수술로 인해 최소 1주일이상 요양이 필요해 출석이 불투명하다. 

21일 현재까지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아직 법원에 기일 연기나 공판 불출석을 요청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할 경우, 법원은 함께 기소된 다른 삼성 관계자들만 출석한 상태로 재판을 열거나 공판 기일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주도하면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려 거짓정보를 유포하고 허위 호재를 공표했고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보고 있다.

또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부채로 잡으면서 회계처리 기준을 바꿔 자산을 과다 계상한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경영활동"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선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은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합병 후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신용등급이 상승했다"며 정당한 합병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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