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포스트 코로나, ESG, AI, 세가지 모르면 CEO 자격 없다

2021-03-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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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이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키워드를 꼽는다면 무었일까? 필자는 포스트 코로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공지능(AI)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포스트 코로나의 의미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 인류에게 큰 변화를 안겨다줬다. 그래서 이제는 역사를 코로나 이전의 비포 코로나(BC)와 코로나 이후의 애프터 코로나(AC)로 나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애프터 코로나(AC)는 다시 코로나와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WC)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의 포스트 코로나(PC)로 나눌 수 있다.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서 현재 위드 코로나 시대의 개인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이해하고 대비해서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기업들은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유망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방면에 있어서 패러다임과 노멀(규범, 기준, 표준))의 변화(뉴노멀)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비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많지 않다. 어떤 트렌드 전문가는 “코로나로 인해 변화의 속도는 빨라졌으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으며 변화의 방향도 크게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상을 종합적이고 거시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우리가 꼭 알야야 할 것은 ESG 및 ESG 경영이다.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이다. ESG는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하는 등 ESG를 실천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기업이 경영이나 투자를 할 때 매출 같은 재무적 요소에 더해 ESG 같은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반영해 경영하거나 투자하는 것이 ESG 경영이다.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ESG와 ESG 경영이 기업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나가고 있는 추세다. 지속가능한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향후에는 ESG 경영 성과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영평가 지표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 같은 ESG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평가에도 도입되어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국가별 ESG 신용영향 점수를 평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독일, 스위스 등과 함께 1등급을 받았고, 미국·영국 등 30개 나라는 2등급, 일본·중국 등 38개 나라는 3등급을 받았다. 국가, 기업 경영, 자본시장 투자에 ESG가 필수 조건인 시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ESG의 가치가 급등했다. 환경 파괴가 코로나19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경험한 적 없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비가 침체되었다. 이로 인해 세계의 경제 성장이 후퇴하는 등 큰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이러한 위기를 방지하고 사회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착한 기업, ESG 경영 활동에 힘을 쏟는 기업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ESG 경영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최근 LG그룹은 ㈜LG와 모든 상장 계열사의 이사회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새로 만든다고 밝혔다. ESG 경영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과 금융지주 등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ESG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제약바이오기업들도 ESG 전담부서를 만들고 ESG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전 업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것은 인공지능(AI)이다.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AI이고, 기업 등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정부 등 공공부문과 개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제주체에 있어서 AI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AI대학원을 선정·지원해서 석·박사과정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AI전문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유치원생부터 중장년 및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AI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존폐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가장 시급한 것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AI교육이다. CEO들이 AI를 이해해야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AI를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들어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들에 솔루션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AI 바우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올해에는 200개 과제 선정을 목표로 560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도 참여 가능하다.

모든 산업 분야 기업들이 AI를 활용하려고 하고 있지만, 극심한 전문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와 대학 등 교육기관들은 AI 전문인력 공급을 크게 확대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AI인력 양성 목표를 대폭 늘려야 한다. 정부는 2019년 12월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할 때와 올해 초 과기정통부 업무계획을 발표할 때도 매년 1000여명의 AI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 수요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미국·중국·유럽 등 AI에 앞서는 대부분 국가들이 연간 수만명을 양성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계획은 너무 소박하다.

AI 전문인력 양성 계획을 대폭 확대해서 5년간 AI 전문인력을 1만명은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인력 중 고급인력은 1만명 양성하고, 각 분야의 실무를 수행할 중급인력은 10만명 양성해야 하며, 일반 국민들이 AI를 이해하고 잘 활용할 수 있는 AI 대중화를 위한 AI 초급인력은 100만명을 양성할 것을 강조한다. 이처럼 고급·중급·초급을 모두 합해 향후 5년간 AI 인력 111만명을 양성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다. 

이상과 같이 포스트 코로나, ESG, AI는 CEO를 비롯한 기업인과 직장인, 공무원 및 일반 시민과 학생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 ESG, AI를 모르면 기업·국가·개인 모두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기업은 직원들을, 학교는 학생들을, 정부는 국민들을 교육해서 전 국민이 포스트 코로나와 ESG 및 AI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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