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통업계 및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구체적인 교환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마트와 신세계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네이버 지분을 약 1%, 네이버가 신세계 계열사들의 지분을 5∼10%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두 회사의 총수가 1월 28일 회동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100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데다가, 이베이코리아 매각까지 앞두고 있어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이마트와 네이버의 지분 교환이 이뤄진다면 △온·오프라인 판매 △오프라인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커머스 업계 내 완전체 모델을 완성하는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가 동맹을 맺는다면 이마트는 자회사 SSG닷컴의 오픈마켓 사업 강화 및 오프라인 매장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오프라인 점포를 얻게 되고, 신세계그룹만의 독보적인 상품 경쟁력을 온라인몰로 들여올 수 있게 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그로서리 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통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액 2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SSG닷컴은 지난해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고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터넷 쇼핑 전체 규모(161조원) 대비 점유율은 2.4%에 불과하다.
직매입 및 협력업체 상품만 판매해 품목수(SKU) 확대에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만약 거래액 20조원을 상회하는 네이버와 결합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온라인 플랫폼 거래금액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네이버가 지분 교환과 투자로 갖춰놓은 4PL 풀필먼트, 이륜차 배송 서비스를 활용해 SSG닷컴 내 셀러 입점 편의성도 증대시킬 수 있으며 매장을 통한 빠른 배송 서비스도 제공 가능하다.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는 네이버의 기술력을 통해 매장 내 소비자 구매 동선과 제품 배치 효율화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의 온라인 플랫폼과 이마트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멤버십 서비스 제공 가능성도 있다.
통합 멤버십이 출시될 경우 쿠팡과 비교했을 때 네이버 웹툰, 신세계 야구단 등 콘텐츠와 오프라인 유통 부문에서 강력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1월 2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네이버 사옥을 찾아 이해진 GIO(글로벌전략책임자)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났다. 정 부회장은 이날 만남에서 이 GIO와 네이버의 기술력을 자사 유통 시스템에 접목하는 방안과 오픈마켓인 스마트 스토어, 네이버페이 간편 결제 등에 관심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달 2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정용진 부회장과) 유통 부분에서의 고민과 어떤 게 가능한지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협력 방안이 나온다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