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자사고 유지판결 항소…"교육 정상화 목적"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 [사진=연합뉴스]

서울특별시교육청이 교육 공공성·정상화를 이유로 자립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와 법정 싸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5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이 내린 배재고·세화고등학교 등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판결에 항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심에서 교육청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한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소급 적용'은 자사고들이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주장이다.

앞서 법원은 교육청이 제시한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근거와 이유, 평가위원 선정 등이 적법하다고 봤다. 평가단 구성도 편향적이지 않다며 원고(자사고) 측이 주장한 절차적 위법성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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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 2014년 처음 시행된 자사고 평가를 기준으로 2019년 신설된 재량지표와 강화된 감사 등 지적사례 기준을 2018년 말에야 공표한 점을 지적했다. 실제 2019년 평가에서는 재지정 기준점수가 종전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됐으며, 평가대상 자사고 13곳 중 8곳이 미달해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자사고들은 평가 직전 학교에 불리하게 변경된 기준으로 지난 5년을 평가받는 것은 신뢰보호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육청은 평가 4개월 전에 바뀐 기준을 전달했고, 평가는 공정했다고 맞섰다.

양영식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법원은 2014년 평가기준을 근거로 기준 변경 예측가능성을 낮게 봤는데, 우리는 2015년에도 자사고를 평가했다"며 "이때와 비교해 2019년 신설된 재량지표는 '학교업무정상화와 참여·소통·협력 학교문화 조성'뿐이다"고 설명했다.

5년마다 진행하는 자사고 평가 관련 기준이 교육환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자사고 운영에 따른 부작용 해소 등을 목적으로 전문적 판단에 근거해 평가기준을 탄력적·합리적으로 변경했다"며 "항소심에서 이 부분을 더 내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자사고는 외국어고등학교와 함께 2025년 일반고등학교로 전환된다. 이와 관련해 양 과장은 "이미 정해진 일몰제도는 이번 재판과 무관하다"며 "자사고가 제기한 헌법소원 결과에서도 교육청이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적법한 절차와 정당성을 확보한 교육청 행정행위가 법원 판단으로 잘못됐다고 하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자사고 폐지는) 학부모들에게 주는 메시지와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자사고가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라 '고등학교'에 해당하지만, 교육제도 개선·발전 차원에서 규정 일부를 한시적으로 적용받지 않을 뿐이라고도 주장했다.

양 과장은 "자사고도 국가와 교육청 교육정책에 따라 공교육 일익을 담당할 의무가 있다"며 "배재고와 세화고는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일반고로 전환된 후에도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