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홍콩·신장 인권문제' 강력 비판…미·중 외교회담 앞 기선제압?

2021-03-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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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홍콩 인권 침해자 제재 계속 이행해야"

"위구르 지역 中 대응, 인권침해이자 대량학살"

'홍콩 통제 강화' 홍콩선거제 개편안 통과될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외교정책에 관해 설명했다.[사진=AFP·연합뉴스]



미국이 중국 인권문제를 해결하고자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미국이) 홍콩에서 인권 침해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우리는 예를 들어 홍콩에서 억압적인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서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신장웨이구얼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신장 위그루자치구)의 인권탄압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위구르인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대량 학살”이라고 규정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다음 주에 예정된 미·중 외교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나와 특히 주목을 받는다.

블링컨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오는 18~19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함께 회담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미·중 고위급 회담으로, 블링컨 장관의 방일·방한 일정 소화 직후 진행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블링컨 장관이 긴밀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찾아) 회담을 한 뒤 이뤄진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CNBC는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동맹과 공조한다고 밝혀왔다”고 언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사진=AP(왼쪽)·신화 연합뉴스]


블링컨 장관이 이날 홍콩 등 중국 인권 문제를 거론한 만큼 다음 주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해당 사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함께 홍콩, 대만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호주에 대한 중국의 금수조치 문제도 언급될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기술 갈등은 물론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긴장, 신장 위구르 지역과 홍콩, 대만 등을 둘러싼 인권·민주주의 문제 등에서도 대립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시간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엇갈리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한편 중국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 미국 등이 홍콩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강력히 반대하는 홍콩 선거제 개편에 관한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다.

만장일치로 통과될 것으로 예측되는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선거 입후보자 자격을 심사하는 고위급 위원회 설치,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중 구의원 몫(117석) 배제, 입법회 직능대표 범위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개편안이 통과되면 중국공산당과 중앙정부가 선호하는 인물이 홍콩 행정장관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매우 커 홍콩 범민주 세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해당 법안이 홍콩의 민주화 움직임을 통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검은 속내가 담겨있다는 지적이 미국 등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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