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지난 5년 간 전체 알뜰폰 사업자의 가입자수 자료를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 상위 10개 알뜰폰 사업자 중, 이동통신 3사와 대기업 계열 사업자를 제외한 중소 사업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아이즈비전(42만5404명) △에넥스텔레콤(42만2030명) △큰사람(39만4231명) △프리텔레콤(38만2998명) △유니컴즈(35만7730명) 등이다. 상위 10개 알뜰폰 사업자의 전체 가입자수는 총 533만487명이며, 이 중 중소 알뜰 사업자 다섯 곳의 가입자 수는 198만2393명(37%)이다.
이는 전년(265만8139명) 대비 약 67만명(25.5%p) 줄어든 수치다. 아이즈비전과 유니컴즈 등의 가입자가 2019년 기준 각각 75만6396명, 55만1206명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코드모바일도 2019년 41만7512명에서 지난해 20만5579만명으로 내려앉았다.
최근 5년 간의 통계를 살펴보면 상위 10위권 내에 포진한 중소 알뜰폰 업체의 가입자 총합은 △2015년 229만3664명 △2016년 281만7128명 △2017년 285만3880명 △2018년 295만1539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2019년 265만8139명으로 조금 감소했다가, 특히 지난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선불 알뜰폰은 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단기간만 이용하려는 경우에 많이 사용한다. 국내에 단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대표적인 고객이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이 줄면서 선불 알뜰폰 가입자도 많이 줄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선불 가입자가 회선 개통 후 일정 기간 이상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시 이용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가입자 유지차원에서 회선을 직권 해지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선불 알뜰폰은 종종 대포폰 등에도 악용되는 사례가 있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일정 기간 사용이력이 없는 선불 회선을 정리해줄 것을 각 사업자에 요청하기도 했다. 허수 가입자를 정리하는 한편 시장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한 사업자당 최대 수십만 회선까지 줄어들면서 중소 알뜰폰 가입자수가 줄어든 효과가 발생했다. 실제로 과기정통부 통계의 전체 알뜰폰 회선 중 선불 요금제 가입자 수를 보면 지난해 1월 350만1912명에서 올해 1월 257만6773명까지 줄어들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중소 사업자 가입자가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 각 사별 내부 사정도 꼽는다.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들은 알뜰폰 이외에도 ICT솔루션, 가구, 블록체인 등 다양한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을 본업으로 하지 않는 사업자가 더 많을 정도다. 내부 사업 전략 등의 일시적 변화로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A업체의 경우 특화 요금제로 인기를 끌었지만 회사 안팎에서 불거진 분쟁 여파로 마케팅에 한동안 여력을 쏟지 못하면서 가입자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별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지속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는 사업자도 적지 않다. 에넥스텔레콤의 경우 2015년 28만명에서 지난해 42만명으로 꾸준히 가입자를 늘려왔다. 이야기알뜰폰이라는 알뜰폰 브랜드를 운영하는 큰사람(39만명)도 매년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처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정부와 이통3사 등의 활성화 노력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3사 대비 최대 30% 저렴한 요금제를 낼 수 있도록 도매대가를 인하했다. LG유플러스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다양한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U+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들 사업자들의 가입자 증가에 힘을 실었다. 정부도 지난해 알뜰폰 특화 단말기 출시를 지원하고 알뜰폰 스퀘어를 운영하는 등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추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