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논란이 불거지고서 광명·시흥 신도시 일대에 대한 관심만 높아졌어요. 신도시 예정지 주변 땅값이 앞으로 치솟을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해요. 최근에는 강남의 돈 많은 양반들이 땅 사려고 단체로 오기도 했으니까요."
9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은 "신도시 예정지 주변부 토지에 대한 매수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9일 경기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대 중개업소 대표들은 "신도시 예정지 주변부 토지에 대한 매수 문의가 급격히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부터 지방 사람들까지 관심··· 매물 싹 다 거둬
시흥시 과림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LH 투기 논란이 불거진 뒤 신도시 주변 일대는 팔려고 했던 사람들 물건도 다 들어갔다. 반면 신도시 예정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사실상 거래가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최근 과림동, 금이동, 무지내동 일대 10만568필지 8.45㎢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용도별로 일정면적을 초과한 토지를 매입하려면 사전에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한 허가를 받은 후 2년에서 5년까지는 이용 의무기간이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 팀장은 "신도시 주변부는 신도시 인프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빌라나 상가 등을 분양하는 등 향후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며 "신도시 외곽에 접한 땅들의 가치가 훨씬 많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무지내동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예정지 주변인 목감동, 조남동, 안현동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광명·시흥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는 광명시 가학동, 시흥시 논곡동, 무지내동 주변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과 작년에 외지인들이 대거 신도시 주변부를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 디스코에 따르면 최근 6개월(2020년 10월~2021년 3월)간 시흥시 안현동, 조남동, 목감동 일대 토지 거래가격(취소된 가격 제외)은 3.3m²당 284만1000원으로 이전 6개월(2020년 4~9월) 가격인 177만9000원보다 61% 급등했다.
더구나 LH 땅 투기 논란으로 오히려 투자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무지내동 중개업소 대표는 "LH 논란에 갑자기 땅에 대한 관심이 생겨 소액 투자를 묻는 문의가 늘었다. 신도시 예정지는 투자하기에는 늦었기 때문에 그 주변부로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며 "요즘은 지방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니 누가 땅을 팔겠나. 근처 부동산 모두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역 생기지 않겠냐" 은계지구 아파트도 급등
신도시 예정지와 인접한 시흥 은계지구(은행동, 대야동, 계수동, 안현동 일원)도 들썩이고 있다. 이 일대는 최근 입주를 마무리한 새 아파트들이 몰려 있어서, 신도시가 조성돼 입주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매맷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실제 시흥은계호반써밋플레이스 전용면적 84㎡는 최근 8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전 신고가(6억9500만원) 대비 1억3000만원 올랐다.
은계지구 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이 워낙 올라서 실거래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신도시 발표와 LH 논란 등 방송을 타고서 문의가 많아졌다”며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투자자들과 함께 신도시 청약을 바라보고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함께 늘었다”고 말했다.
더구나 제2경인선 복선전철 노선에 ‘은계역’이 신설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높다. 시흥시와 일대 주민들은 건설이 추진 중인 제2경인선 복선전철 노선에 가칭 '은계역' 설치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