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주당 20만원에 거래되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나오면서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오는 9일부터 2일간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수요 예측 경쟁률은 SK바이오팜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반 공모주 청약 증거금은 SK바이오팜이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은 카카오게임즈의 58조5543억원이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 청약에서는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의 절반은 균등 배정 방식으로 배분해야하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체 공모주는 2295만주로 이 중 25~30%인 573만7500~688만5000주가 개인에게 배정된다. 이 중 50%가 균등 방식으로 배정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올해 첫 IPO 대어 물량인데다 상장을 앞두고 장외시장에서 20만원에 거래되면서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기준가의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 기록)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위탁 생산 업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NBP2001'와 'GBP510'은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고 아스트라제네카와는 백신 후보 물질의 원액 및 완제 의약품 생산 계약을 맺었다. 또 노바백스와 항원 개발 및 생산, 글로벌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전 성장성이 제한됐던 국내 백신 후발 사업자로 인식되면서 기업 가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기회로 글로벌 백신 메이커들과의 사업 기회가 크게 확대된 점이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고평가 지적도 나온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 선정 및 평가 방식을 통상 이용하는 '주가수익비율(PER)' 비교가 아닌 '생산용량 대비 기업 가치(EV/Capacity)'로 택하면서다. 비교 대상군으로는 글로벌 위탁생산(CMO) 기업인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을 선정했다.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용량 대비 기업 가치는 각각 1.27배, 1.44배이며 우시 바이오로직스는 5.21배다.
이와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실적이 아닌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생산용량 대비 기업 가치 비교법을 사용했다는 입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PER 상대 가치 평가 방법을 적용할 경우 과거 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산출하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한 백신 의약품 CMO·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대한 실적을 현재 기업 가치 평가에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글로벌 생산 능력이 부각되면서 시작하게 된 CMO·CDMO 부문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이익이 창출되기 전이고 기존에 자체 개발한 주요 백신에 대해서도 위탁 생산이 아닌 자체 생산을 통해 판매까지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시점의 재무 수치에 기초한 상대가치 평가법보다는 관측가능하고 비교 가능성이 높은 생산 능력을 활용한 평가를 수행하는 것이 기업 가치 산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