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의 헬스케어 시장 진출 빗장이 풀리면서, 주요 보험사들이 건강관리 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보험사들은 다이어트와 금연을 포함한 기초 체력 관리는 물론, 만성질환 이력에 따른 복약과 맞춤형 운동 제안 등 고객의 건강관리를 보조하고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KB손해보험, AXA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이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최근 2세대 건강증진상품인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걷기·러닝·수영·등산·싸이클 총 5가지 종목 등 가입자의 활동량을 반영해 다음 달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할인해준다.
가입자는 운동거리를 걸음수로 환산한 운동량을 한화생명 `HELLO` 앱에 인증하면 보험료 할인 신청이 가능하며, 보험료는 최대 11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비흡연치아보험 할인 특약'을 통해 질환 발생률이 낮은 비흡연자에게는 최대 19%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흡연자에게는 건강증진개발원 주관의 금연캠프와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비흡연자 할인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의 'KB 다이렉트 건강이 아껴주는 암건강보험'은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가입일로부터 2년 이내의 검진 중 가장 최근의 검진 결과를 기준으로 혈압(120mmHG 미만이며 80mmHG 미만), 혈당(혈당수치 100mg 미만), 총 콜레스테롤지수(200mg/dg 미만) 및 체질량지수(BMI, 18.5~24.9)가 '정상 A' 등급에 해당하는 경우, 납입 전기간에 걸쳐 보험료가 10% 할인된다.
AXA손해보험이 판매하는 선보인'(무)초간편고지건강보험'은 1종(초간편고지형)을 선택한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AXA건강지킴이'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서비스는 고혈압과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가입자들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가입자들이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밖에도 교보생명은 1대 1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보건강코칭서비스'를 선보였으며, 헬스케어 등 보험 비즈니스에 기반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인 '하우핏(How-FIT)' 베타버전을 론칭했다. 하우핏은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주는 AI(인공지능)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보험사들이 최근 헬스케어 관련 상품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데는 향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에서 연평균 29.5%씩 성장해 2026년 6394억 달러(약 650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헬스케어 서비스인 '애니핏'의 앱 활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애니핏 가입자는 32만5570명으로 전년(15만4791명)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60대 가입자수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고, 50대 역시 전년 대비 2.5배가량 늘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헬스케어 시장이 고속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금융당국도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만큼, 헬스케어 시장은 영업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보험사 입장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