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부동산을 통해 집 구경을 했다면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일정 부분의 '수고비'를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3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을 거래할 땐 현행 부동산 수수료 보다 최대 9배 이상 저렴해 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중개서비스 개선 전담조직(TF)를 구성하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시한 부동산 중개보수 개편 4가지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TF는 중개보수 체계 개편, 중개 서비스 질적 개선 방안, 중개서비스 산업경쟁력 강화 등 크게 3가지 분야의 세부 과제를 발굴해 오는 6월께 최종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익위가 제시한 중개보수 개편과 관련된 4가지 정책의 핵심은 수수료의 세분화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중개수수료도 동반 상승하자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커진 영향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동산 매매의 경우 6억 원 미만은 0.5%로 통합하고 6억~9억 원은 0.6%, 9억~12억 원은 0.7%, 12억~18억 원은 0.4%, 18억~24억 원은 0.3%, 24억~30억 원은 0.2%, 30억 원 초과는 0.1%를 적용하는 식이다.
임대차 계약의 경우 3억 원 미만은 0.3%로 통합하고, 3억~6억 원 미만은 0.4%, 6억~9억 원 0.5%, 9억~12억 원 0.4%, 12억~18억 원 0.3%, 18억~24억 원 0.2%, 24억 원 초과는 0.1%를 적용한다. 매매와 임대차 모두 가격 구간별로 추가 금액을 더하거나 빼는 식으로 가산·공제 보정을 하는 방식이다.
개편안과 관련해서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수수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중저가 가격의 주택은 오히려 중개료가 올랐고, 집을 계약하지 않아도 중개사에게 '수고료'를 지급하도록 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무료 서비스였던 집 보여주기를 '유료화'하는 이 방안은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중개업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포함된 내용이다.
한 30대 직장인은 "9억원 미만 주택의 중개 수수료 부담 비용은 오히려 상승했고, 중개사에게 발품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는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그렇다면 무료로 집을 보여주는 집주인과 세입자도 수고비, 청소비, 입장료 명목으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40대 직장인은 "지금도 적정 수수료율이 있지만 문제는 중개인들이 담합해 무조건 최고요율을 받으려 한다는 점"이라며 "이런 행위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