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이용한 기억훈련 프로그램 '두뇌톡톡'이 장기기억력을 13% 높여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두뇌톡톡을 이용하면 작업 기억력도 11.4% 향상돼 치매 발현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팀은 AI스피커를 활용한 기억훈련 프로그램이 노년층 인지기능 향상에 미치는 영향 관련 논문이 국제 학술지인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고 1일 밝혔다. JMIR은 의료정보학·헬스케어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다.
그 결과 두뇌톡톡을 이용한 어르신들의 기억 장애 진단 척도인 장기기억력(delayed recall), 언어유창성(fluency), 작업기억력(digit span backward) 관련 인지능력 수치가 각각 13%, 11.4%, 15.5% 향상됐다. 언어유창성은 사고유연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작업기억력은 학습과 집행기능에 영향을 주는 일종의 단기기억이다.
이준영 교수팀은 "두뇌톡톡이 국내외에서 치매예방과 관리에 활용되는 메타기억훈련(MMT)과 유사한 효과가 있다"며 "기존 오프라인 기반 훈련처럼 치매 발현율을 3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기억은 자신의 기억력을 스스로 모니터링하는 능력으로, 메타기억훈련은 치매예방과 관리를 위해 필수적이다.
AI스피커 기반 메타기억훈련은 오프라인 훈련에 비해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도 사용할 수 있고 콘텐츠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거동이 불편해 훈련기관을 직접 방문하기 힘들거나 집 근처에 전문인력과 시설이 없어 오프라인 훈련을 받기 힘든 어르신에게 유용하다.
SK텔레콤은 이준영 교수 연구팀이 설립한 디지털치료 스타트업인 '이모코그(emocog)'와 협업해 두뇌톡톡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취약계층 어르신 8000명을 대상으로 두뇌톡톡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AI 기반 시니어 특화 서비스 '누구오팔'을 통해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준영 교수는 "두뇌톡톡은 AI 스피커를 통해 일상 속에서 손쉽게 활용가능하고 보급도 용이하다"며 "치매예방과 관리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웅환 SK텔레콤 ESG혁신그룹장은 "SK텔레콤의 AI 기술과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 곳곳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