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출신 기성용(32·FC서울)에게 초등학생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들이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성용 선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C씨, D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증거자료들은 기성용 선수의 최소한의 인격권을 보호하기 위해, 기성용 선수 본인 또는 기성용 선수가 소속된 클럽 이외에는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법원은 성범죄의 경우 물적 증거가 없고 단지 피해자의 진술만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경우 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며 "C와 D는,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알 수 없는 사항까지도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성용 선수가 피해자 C에게 특별히 구강성교를 면제(?)해 준 날이 있었는데, 당시 어떠한 상황에서 기 선수가 무슨 말을 하며 C에게 '은전'을 베풀었는지에 관하여, C는 매우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성용 선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C씨와 D씨가 중학교 축구부 시절 성폭력 가해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C와 D는 2004년도에 자신들이 저지른 학교폭력을 모두 인정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이 사건의 쟁점은 어디까지나 2000년 1월~6월 사이에 벌어진 기성용 선수 및 다른 가해자 B의 성폭력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기성용 측의 반박 이후 C씨와 D씨 그리고 변호사 측이 잠적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이어진데 대해 "잠적하거나 언론과의 접촉을 피한 사실이 없다"며 "제 핸드폰과 사무실로 하루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 전화들을 모두 받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바라는 것은 가해자들의 진정성 있는 사과, 그 뿐"이라며 "이것이 그렇게 무리하고 비난받아야 할 바람인가"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박 변호사는 24일 프로축구 선수 출신인 C씨와 에이전트인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한 학년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가해자 A선수로 지목된 기성용은 매니지먼트를 통해 관련 사실을 부인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기성용은 25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에도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보도된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기성용은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모 대학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는 B씨도 C씨, D씨가 제기한 성폭력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