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한국은행의 국채 직접 인수 방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용범 차관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0차 비상경제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중앙은행의 국채 직매입은 대외 신인도 저하와 재정·통화정책 제약, 물가 급등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방식"이라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에 관한 특별법'은 코로나19 집합금지 업종의 손실매출액 보상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한은이 국채를 매입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정부부채 화폐화 논란으로 대외 신인도를 저하시켜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자본 유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정부의 재정 건전성 의지를 약화하고 재정 규율을 훼손하는 부정적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차관은 또 "이는 통화량 증가를 유발해 물가 안정을 해치고, 과도한 유동성 증가로 통화 신용정책의 유효성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일시적으로는 국채수급 불균형이 우려되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이 경우에는 국채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유통시장을 통해서 국채를 매입해 국채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했다.
김 차관은 "한은은 작년에 필요한 경우 안정화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도 국채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유통시장을 통해서 국채를 매입해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은이 국채를 직매입하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이후로 없어졌고, 해외 같은 경우는 금지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