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의 위탁기관 범위 확대 움직임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있었다. 그리고 현 최희남 사장 체제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최 사장은 이달 초 열린 온라인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한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최 사장은 이 자리에서 “운용규모 3000억 달러 이상의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도약하기 위해 신규 위탁기관을 적극 발굴하고 운용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KIC의 운용자산은 1800억 달러대로 전 세계 국부펀드들 가운데 14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광재 의원이 이와 관련해 투자공사법 일부개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KIC의 자금운용 위탁범위를 기존 정부와 한국은행, 연기금에서 공제회와 중앙회까지 넓히는 것이 골자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연기금이나 공제회 입장에서 보면 투자 대행 업체를 선정하고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매력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인데 그것을 내주고 싶겠느냐”면서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나오거나 혹은 적은 금액의 위탁 정도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KIC의 마음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IC는 자신들이 해외 투자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살려 국내 업체들과 `윈-윈’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 사장은 지난번 기자간담회에서 “마치 우리가 시장 영역을 침범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우리가 강점이 있는 해외 투자, 이 중에서도 대체 투자와 관련해 자체적인 인력이나 경험이 없는 연기금이나 공제회들과 경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구도로 나가려는 것이다. 그들과 경쟁할 의도도 없고 그렇게 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들이 해외 대체 투자를 경험함으로써 국내 산업이 좋아지는 것이고 연기금이나 공제회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말 3년 임기가 끝나는 최희남 사장의 후임 인선에도 투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등을 지낸 송인창 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KIC의 뛰어난 운용수익 등으로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