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박용만 “최태원 회장, 미래 방향성에 식견 있는 인물”

2021-02-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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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두고 간담회

“아무래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가실 텐데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해야죠. 청년 사업가들이 저에게 도움을 청하면 몸 사리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합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8일 퇴임을 앞두고 출입기자단을 만나 지난 7년 8개월간의 소회를 밝히는 순간까지도 한국 경제의 미래를 걱정했다.

재임하는 동안 규제개혁에 역점을 둬 온 박 회장은 “젊은 창업가들이 일할 때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했다”며 규제개혁에 매달렸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끌 대한상의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대한상의가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대변하지만 5대 그룹이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므로 그 정도 규모의 총수가 들어오면 대변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건 사실”이라며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이 되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겠나”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이 미래산업에 가까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 회장을 대한상의 차기 회장으로 추천한 이유 중에 하나로 “미래 방향에 대해 나보다 잘 대변할 수 있는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비롯해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것과 관련, 박 회장은 “사회적 가치 등이 전 세계에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시대의 뚜렷한 요구사항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최 회장의 미래를 바라보는 식견을 높이 샀다.

그는 지난 7년 8개월간 수행한 대한상의 회장직과 관련해서는 ‘샌드박스법’을 통과시키는 등 지원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기여한 것을 성과로 꼽으면서도 큰 물꼬를 바꾸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규제는 필요하다’를 기준점으로 놓고 왜 바꿔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대신 ‘규제를 없애야 한다’를 기준점으로 놓고 왜 규제해야 하는지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는 “정치에는 뜻이 없다”는 것 외에는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거나 청년들의 꿈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는 “우선 (현대중공업지주에 인수된) 두산인프라코어 이사회 의장직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조카가 두산그룹 회장이 된 지 5년이 지났기 때문에 두산에서 일을 더 할 생각은 없다. 지금으로서는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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