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월 보험료 1000원에 불과한 미니보험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소액단기전문 보험사 설립 제도를 신설하면서, 일본과 중국 등의 사례처럼 미니보험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보험업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불완전판매 등 보험업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니보험 시장을 활성화한 일본과 중국 등에서는 보험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6년 소액단기보험업을 도입한 이래 반려동물 보험이나 레저보험, 변호사보험 등 상품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일본 소액단기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9월 기준 소액단기보험 보유계약은 845만건, 수입보험료는 513억엔(5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보험사 189개 중 약 50%(89개)가 소액단기보험회사다.
일본은 보장하는 종류도 다양해 소비자의 보험 선택권도 넓어졌다. 대표적으로 지진이나 자전거 사고 보장 보험을 비롯해 법적 사고가 일어났을 때 변호사 상담 비용 및 착수금 등의 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상품도 판매 중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일본의 보험회사 Mysurance는 항공업계와 제휴를 맺어 '여행취소보험'과 '항공지연보험' 등 코로나 마켓을 노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항공지연보험은 여행자보험의 특약으로만 가입 가능했으나, 업계 최초로 단독 상품으로 출시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불가피하게 여행을 취소해야 할 경우가 잦아진 현시점에 시의적절하게 출시된 보험상품이다. 이처럼 미니보험은 시장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소비자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2013년 중국에서 설립된 중안보험은 고작 300원짜리 반송보험으로 보험업계의 선두주자가 됐다. 1년 만에 가입자가 2억 명을 돌파하며 미니보험은 주력상품이 될 수 없을 거란 전망을 뒤집어 놓았다. 2021년 현재 시가총액 10조 원에 달하는 거대 보험사로 자리매김하며 미니보험이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 있는 상품이란 것을 보여줬다. 그 외에도 중국에는 교통체증보험, 주차딱지보험 등 다양한 미니보험 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미니보험 활성화로 보험업 진입장벽이 낮아질 경우, 과열 경쟁에 따른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피해가 다수 발생할 경우 보험업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 독립보험대리점(GA)이 활성화되면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일반 보험회사의 약 2배다. 전속 설계사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0.12%였던 반면, GA 소속 설계사들의 경우 0.21%에 달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미니보험 시장이 활성화돼 보험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일부에서는 완화된 보험업 진입장벽 탓에 불완전판매 등이 대거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럴 경우 보험업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해 장기적으로는 보험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보호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처벌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