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이톈카이 이을 주미 중국대사는 누가될까

2021-02-16 14:14
  • 글자크기 설정

SCMP "中 추이 대사 후임 논의 중... 마자오쉬, 러위청 거론"

바이든 정권 고려해 '강경파'는 아닐 듯…미·중관계 개선 주력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차기 미국 대사에 누구를 앉힐지에 관심이 쏠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주미대사 인선에 따라 미·중 관계 향방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현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 2명과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이 가장 강력한 후보
중국이 오랜 기간 미국에 주재했던 추이톈카이(崔天凱·70) 중국대사를 대체할 후보를 고심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이번 주미 중국대사의 임명은 조 바이든 정권 교체에 맞춘 인사로, 미국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그간 대중 정책에 강경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후 들어선 바이든 정권은 미·중 관계 회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새로운 대사가 미국과의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주즈췬 미국 버그넬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미·중은 몇 년 간 힘든 시기를 겪었고, 이제 양측은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용의가 있다”며 “(이번 대사 교체가)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SCMP에 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번 대사는 미국 정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외교적인 성격과 유머감각이 탁월한 인물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분석한다.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이다. 윤선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전문가는 “마자오쉬 부부장은 복잡한 미·중 관계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적합한 외교적 지위도 가지고 있다”며 “또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추이 대사보다 11살 어리다”고 설명했다. 1952년생인 추이 대사는 70세로 이미 정년을 넘긴지 오래다. 마 부부장은 올해 59세로 젊은 편이다.

존스홉킨스대의 앤드류 메르타 중국학부장도 마 부부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마 부부장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인물이 될 것”이라며 “그를 통해 양측의 진솔한 대화가 희망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제임스 그린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은 2007~2008년 외교부 정책기획부장이었던 마 부부장과 함께 일했던 당시를 회상하면서 “그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지만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다소 부족해 놀랐다”며 “마 부부장은 공산주의자이기 때문에 미국에 큰 도움은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린 연구원은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난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이 더 유력한 후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 추이 대사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은 류제이(劉結一)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과 푸잉(傅瑩) 전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 주임, 셰펑(谢锋)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 관원 등이라고 SCMP는 전했다.
習 강경파 아닌 온건파 임명할 듯... "'늑대전사'는 안 된다"
주목되는 점은 전문가들 모두 이번 주미대사가 강경파보다는 유연한 온건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단 점이다.

SCMP는 "중국 외교가에서는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 등 ‘늑대전사’들이 있지만 시 주석은 추이 대사의 후임으로 자오 대변인의 동료인 늑대전사를 고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늑대전사들은 대부분 주미대사로 갈만큼 서열이 높지 않은데다, 이 시국에 늑대전사를 보냈다가는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뜻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늑대전사는 중국의 애국주의 흥행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전사)에 빗대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관을 뜻한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추이 대사에 후임으로 누가 오든 그를 대신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추이 대사는 지난 2013년 4월 부임해 약 8년간 주미대사직을 수행했다. 보통 임기는 4년인데다가 정년도 지났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기 시 주석이 그에게 재임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에서 ‘중국의 입’ 역할을 했다.

그린 연구원은 “추이 대사는 대인관계 능력도 좋고, 영어실력도 수준급이며, 거만하지도 않다”며 “추이 대사는 향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나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거나, 보아오 포럼 수장 같은 국제적인 지위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