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trust'라는 재단을 세우고, 재단 운영을 위해 미국 래퍼 제이지(Jay Z)와 함께 25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기부하기로 했다.
도시 CEO와 제이지는 단지 비트코인을 지원할 뿐, 설립될 재단의 운영 방침이나 방향성에 대해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다만 이 재단의 초기 지원활동은 인도와 아프리카 지역에 초점을 맞춘다.
13일 도시 CEO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trust 재단에 비트코인 개발을 지원하는 기금으로 비트코인 500개(개당 5100만원 기준 약 255억원)를 내겠다"며 "이는 특정한 (운영) 방향을 따르지 않는 변경불가 백지신탁(a blind irrevocable trust)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시 CEO가 앞서 트위터와 별개로 설립한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스퀘어'를 통해 보여 온 비트코인 생태계 지원 활동을 개인 차원으로 확대한 것으로 비친다. 스퀘어는 2018년부터 결제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게 했고 작년에는 회사 차원에서 50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사들이기도 했다.
도시 CEO는 이번 트위터 메시지에 "₿trust는 초기 이사회 멤버 3명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웹사이트에 게재된 구인 공고에 따르면 "이 재단의 임무는 비트코인을 인터넷 통화(internet's currency)로 만드는 것"이다.
네드 세갈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초 미국 경제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스스로 비트코인을 주요 재무자산으로 다룰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당사자들이 원할 경우 직원들에게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지불하거나 공급업체에 비트코인으로 대금을 치를 방법이 있을지, 또 회계장부의 대차대조표에 비트코인과 관련된 항목을 기재해야할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trust 재단이 지원을 집중할 초기 지역으로 꼽은 인도와 아프리카의 경우, 현지 정부가 제도권에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의 수용을 거부하고 오히려 사용을 막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IT미디어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제도권에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 사용을 금지하고,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화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선 통화가치 하락 위험 대비와 역외거래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나이지리아는 작년 한 해 4억달러 규모의 암호화폐거래를 일으켰고 지난 5년간 미국 다음으로 많은 비트코인 거래규모량을 기록한 곳이다.
나이지리아에선 작년 10월 경찰조직 중 하나인 'SARS(Special Anti-Robbery Squad)'의 법집행 행태에 항의하는 'EndSARS' 집회가 열릴 당시, 이 집회 관련 활동에 사용된 은행 계좌가 정부에 의해 동결되자 비트코인 모금이 이뤄지기도 했다.
테크크런치는 이런 배경으로 나이지리아 정부도 암호화폐 규제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그게 지난주 중앙은행이 암호화폐를 취급하거나 암호화폐거래 플랫폼 결제를 수행하는 타 은행과 금융기관에 내려보낸 지침으로 현실화됐다고 지적했다.
도시 CEO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이 암호화폐의 자산가치와 거래수단이라는 기능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자체 비트코인 노드(node)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비트코인 노드는 다른 노드와 인터넷으로 연결돼 비트코인의 거래를 기록하는 '블록'의 생성을 위한 계산과 블록의 저장 기능을 수행하는 서버를 뜻한다. 노드를 운영하는 주체는 비트코인 거래의 기반인 전산시스템 제공자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