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연대해서 기업 경영진에게 주가부양 계획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주주들은 기업의 경영권 확보에 나서는 등 주주권리 찾기 움직임이 한창이다. 공매도 반대 등 개인투자자의 요구가 정책에 연이어 반영되는 현상도 이들의 집단행동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폐지 위기 기업인 포티스의 개인투자자들이 ‘포티스 정상화 소액주주연대’ 결성하고 경영권 확보를 위해 주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포티스는 과거 이찬진 대표가 개인 지분을 정리하고 사임한 한 후 현 포티스 대표로부터 고발을 당한 일이 있다. 현직 대표도 내부에서 횡령 혐의로 고발당하는 등 내분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회사는 대주주가 없이 소액주주 1만5000여명이 전체 주식의 99%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현 경영진에게 회사 정상화를 요구하며 책임자들의 처분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기업 씨젠의 개인투자자 모임인 ‘씨젠 주주연합회’도 최근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주주제안권을 요구하려고 위임장을 모집하고 있다. 임시주총을 요구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 주주제안권은 6개월 이상 보유한 1% 이상(자본금 1000억원 미만)의 주식이 모여야 한다.
씨주연은 씨젠의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씨젠 주가는 지난해 8월 32만2200원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 17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됨에도 주가가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씨주연 측은 주가 하락은 회사 경영진의 주가부양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 이전상장, 무상증자 및 액면분할, 소액주주 이익 대변 이사선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최근 소액주주들이 뭉치는 것은 개인투자자의 위상이 과거와 달리 커졌기 때문이다. 개인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의사결정권을 가지게 되자, 주권행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예로, 한국판 스트리트베츠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최근 가입자 수가 4만1000명을 돌파했다. 이들은 대주주 요건 축소, 공매도 반대와 같이 금융당국의 정책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으며 실제 성과를 거두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서 회사에 주주권리를 주장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실제 한투연 등 개인투자자들이 모였을 때 정책이 변화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