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국 서비스업 생산은 2.0%, 소매 판매는 0.2%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2.0% 감소는 통계청이 2000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1년 전과 비교해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1.1%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2분기 -3.4% △3분기 -1.7% △4분기 -2.0%의 흐름을 보이며 네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양동희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금융·보험, 부동산업은 전국적으로 많이 증가했지만, 대면 서비스업종인 숙박·음식, 운수·창고, 예술·스포츠·여가 등은 모든 시·도에서 줄었다"며 "서울은 금융·보험,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대면 서비스업종의 하락을 상쇄해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반대로 지역 내에서 대면 비중이 높은 제주·인천 등은 타격이 컸다. 16개 시·도 중 서비스업 생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제주다. 1년 전보다 10.4% 줄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숙박·음식점이 21.3%나 줄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해외 여행객의 발길이 끊기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국내 이동까지 제한돼서다. 운수·창고(-19.6%), 도소매(-13.6%) 등의 감소도 두드러졌다. 단, 금융·보험(7.9%) 등의 서비스업 생산이 늘며 감소 폭을 일부 상쇄했다.
서비스업 생산 감소는 제주에 이어 인천(-9.8%), 강원(-4.9%), 경북-(4.2%), 부산(-4.1%), 충북·충남(-3.2%), 대전(-3.1%) 등의 순으로 가팔랐다.
1분기 전년 대비 -2.9%로 하락 출발한 소매 판매는 2분기 1.9%, 3분기 1.8%로 올라섰지만 4분기 -1.3%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양동희 과장은 "개별 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로 승용차·연료소매점은 전국적으로 좋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집 앞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슈퍼·잡화·편의점도 상대적으로 좋았다"며 "반면 외부활동이 줄면서 의류·신발·가방·화장품 등의 구매가 줄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전문소매점, 백화점, 면세점 이용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는 소매 판매가 26.9%나 급감하며 서비스업 생산과 함께 가장 감소 폭이 컸다. 관광객 급감으로 면세점이 70.6%로 크게 줄었고, 전문소매점도 17.9%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연료소매점(4.0%), 슈퍼·잡화·편의점(1.6%)은 늘었다.
제주 다음으로 서울(-9.0%)의 감소 폭이 컸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전문소매점(-12.3%), 면세점(-24.7%), 백화점(-8.9%)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줄었다.
제주와 서울에 이어 소매 판매는 인천(-8.5%), 부산(-4.9%), 대구(-3.0%) 순으로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전남(4.1%), 경남(1.9%), 충남(1.6%), 경기(1.3%) 등은 소매 판매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소매점(-3.2%)에서 줄었으나, 슈퍼·잡화·편의점(9.9%), 승용차·연료소매점(9.6%) 등의 판매가 늘어 전국에서 전년 대비 소매 판매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