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국내외 라면, 스낵 등 간편식 수요 급증과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효과가 더해진 영향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2조639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09.7% 늘어난 1490억원으로 집계됐다.
◆ 신라면·짜파구리 해외서 날았다
신라면의 활약과 짜파구리 인기,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작년 2월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극 중 등장한 짜파구리가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자 필수 비상식량으로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다.
농심의 2020년 해외 총 매출(수출과 해외법인의 매출 합)이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법인 매출은 약 3억2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28% 성장한 수치다. 신라면은 단일 브랜드로 약 3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은 코로나19로 해외 시장에서 ‘K-라면’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농심의 지난해 전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 등극을 이끌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세계 라면기업 순위를 보면 농심은 지난해 5.3%에 이어 올해는 5.7%의 점유율로 6위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짜파게티는 지난해 21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000억원의 벽을 넘었다.
농심은 작년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올해는 미주지역 전체를 아우를 제2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는 유통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 국내 ‘깡’ 스낵 연매출 1000억원 돌파
국내 ‘깡’ 스낵 인기도 실적을 이끌었다. 작년 새우깡과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 등 깡 스낵 5종의 연간 매출액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상반기 가수 비의 노래 ‘깡’이 재조명되면서 새우깡, 감자깡, 고구마깡, 양파깡 등 이름에 깡이 들어간 농심 과자류 매출이 급증했다.
새우깡은 작년 12월 기준 8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신제품 옥수수깡도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옥수수깡은 1973년 양파깡, 고구마깡 출시 이후 47년 만에 출시된 새로운 깡 스낵이다. 출시 초기부터 입소문을 탄 옥수수깡은 출시 40일 만에 200만봉이 넘게 팔렸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라면, 짜파게티 등 주력 제품 판매가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수출 및 해외법인의 지속적인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며 “새우깡, 옥수수깡 등 깡 스낵이 인기를 끈 것도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