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폭풍 몰아쳤던 베트남 증시…회복 여력 있을까?

2021-0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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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월 25~29일 VN지수, 전주 대비 9.44%↓

전 세계 증시 중 지난주 하락폭 가장 커…9.44% 급락하며 올 상승분 모두 반납

55일 만에 지역사회 코로나19 재확산 영향

급락 땐 회복도 빨라…1000선 지킬 듯

급상승을 이어가던 베트남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월 마지막주(1월 25~29일) VN지수는 전주 대비 9.44%에 해당하는 110포인트 급락했다. 해당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했으나, 베트남 증시는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시장 중 하나였다.
 

[사진=StockQ]


중국계 증권데이터베이스 업체 스톡Q(StockQ)의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는 1월 마지막 주 아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시장 중 하나였다.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상승으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일주일 전체 하락폭을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중에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VN지수는 전주 대비 9.44% 하락하고 1166.78포인트에서 1056.61포인트로 미끄러졌다. 2021년 신년 첫달 만에 VN지수는 3.9% 하락했으며, 가장 하락폭이 컸던 시장 10개 중 하나에 포함됐다.

특히 28일 거래에서 VN지수는 73포인트 떨어지면서 6.67% 급락했다. 베트남 증시 역사상 최대 하락폭이었다. 무엇보다도 하락한 480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276개 종목이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장중 VN30지수 내 20개 종목이 모두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했다

VN지수는 지난달 28일 거래일에서 개장 직후 15분 만에 4.7%에 해당하는 56포인트 급락했다. 은행, 증권, 철강 등 긍정적인 경영실적 발표했던 종목도 강력한 매도 압력을 피할 수는 없었다. 28일 VN지수는 73.23포인트(6.67%) 하락한 1023.94포인트로 마감했다. 다만 이날 장외거래인 '풋스루(put-through) 방식'으로 거래된 2862억동을 포함한 총 거래액이 9억5550만주에 해당하는 21조400억동이며, 유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베트남 증권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의 주식 시장은 코로나19 전염병에 대처해 최고의 회복력을 지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10개의 주식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VN지수와 HNX지수의 연간 상승폭은 각각 15%와 98.1%에 달했다

2020년 12월 31일 종가 기준으로 VN지수는 1103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최근 4거래일 동안 142.11포인트 대폭 하락한 후 VN지수는 2021년 올해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떤비엣증권사(TVSI) 관계자는 "지난달 28일의 투매 장세 전에도 13일 사상 최고점인 1200포인트에 치솟았을 때부터 시장 내 매도 압력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조정 장세의 시작은 VN지수가 60.94포인트를 하락한 지난달 19일이었으며, 26일(-29.93포인트)과 27일(-38.95포인트)에도 이틀 연속 급락했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있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지역사회에서 퍼졌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베트남에서는 55일 동안 코로나19의 새로운 국내감염 사례가 기록되지 않은 후 28일에 신규 확진자 속출했다. 이에 설날 연휴 기간 동안 생산, 비즈니스 및 여행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또한 높은 이자율의 주식담보대출(margin loan)을 사용하는 투자자의 경우 증권 회사의 증거금 추가납입 요구(margin call), 강제 매도(force sell) 등에 대한 압력이 점차 커져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실제로 최근 몇 달 동안 주식 시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증권 회사는 거래 수수료에서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많은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함께 마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시장을 위한 특수 데이터 정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핀프로(FiinPro)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81조동 규모의 증권회사 마진 대출을 포함한 미결제 대출은 약 90조동으로 3분기 말에 비해 40%, VN지수는 660선 바닥을 쳤던 지난해 1분기 말에 비해 84% 증가했다.

롱비엣증권(VDSC)의 레브엉 훙(Le Vuong Hung) 개인투자자 부문 이사는 "올해 1월부터 시장이 크게 하락하여 투자자들의 안전지향 심리가 강해졌다"면서 "특히 마진론을 사용하는 투자자들이 안전추구를 위해 차익실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 주요 민간기업의 세전이익 [사진=cafef]


◆‘1000선 붕괴하지 않아‘

이처럼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VN지수가 1000선까지는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VDSC의 훙 이사는 "일반적으로 시장 급락세가 빠를수록 회복세도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저금리 환경이 주식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관광, 서비스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2020년 4분기 경영실적은 전 전망치에 비해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경제전문 매체인 카페에프(cafef)가 시가 총액 10억 달러 이상의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을 포함하여 증권거래소 상위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1개 은행과 6개 기업의 2020년 경영실적이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기록을 세운 6개 기업은 비나밀크(VNM), 마산컨슈머(MSC), 빈홈(VHM), 화팟그룹(HPG), 모바일월드(MWG), FPT그룹(FPT) 등 모두 사기업이었다. 이 가운데 빈홈의 2020년 수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37조동을 넘어서면서 상장 기업들 중 계속해서 '수익 챔피언'이 되었다. 또 2020년 15조3550억동으로 69%의 가장 인상적인 성장을 기록했던 기업은 화팟그룹이다.

이외에도 거시적 안정성 요인들에 힘입어 IMF 등 국제기구도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2021년에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프=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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