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에서 외국인으로…증시 주도 세력 바뀌나

2021-0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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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수급따라 코스피 등락 반복


국내 증시에서 풍부해진 유동성을 내세운 동학개미에 주도권을 빼앗긴 외국인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자금 움직임에 따라 코스피가 좌지우지됐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외국인 수급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면서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2.87포인트(1.06%) 오른 3129.68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3거래일 만에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고, 외국인은 3일 연속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최근 코스피는 상승랠리를 멈추고 조정 중인 상황에서 외국인의 수급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그쳐도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인 반면, 외국인이 물량을 쏟아내고 개인이 수조원 규모로 받아내도 하락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이 대표적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초반 매도세를 보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순매수세로 돌아서며 코스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1970억원이었다.

2일뿐만 아니라 전날에도 이 같은 모습이 반복됐다. 지난 1일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320억원에 불과했으나 기관도 6890억원 매수하면서 코스피는 2.70% 상승 마감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외국인이 나홀로 3680억원 순매수세를 보인 날에도 코스피 종가는 1.49% 오른 3160.84를 기록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교적 적은 금액의 외국인 순매수에도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가 수조원씩 사들여도 하락하는 현상이 잦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050억원을 사들였지만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14% 하락했다. 27일부터 29일까지 3거래일 모두 1조원 이상을 사들였지만 코스피는 27일 0.57%, 28일 1.71%, 29일 3.03%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요 거래가 시가총액 비중이 큰 대형주 중심으로 쏠려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의 경우 중소형주 중심으로 거래가 많은 반면, 외국인은 패시브 자금 성격으로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를 보고 사는 경우가 많아 대형주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 지수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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