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시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1·6단지에 각각 현대건설과 GS건설 양사 현수막이 모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수막 내용을 보면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가 함께하겠습니다”와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응원합니다” 등의 문구를 걸었다.
GS건설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출범 경축”과 같은 메시지와 함께 “순간의 선택, 평생의 자부심”과 같이 자사 브랜드 ‘XI(자이)’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아직 재건축 가능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구청에서 선정한 용역업체를 통한 정밀안전진단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야 안전진단 단계가 끝난다.
시공사 선정은 안전진단이 끝난 후 입주민 대표 격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창립총회, 조합설립인가를 거친 후에야 시작된다. 이 모든 과정은 최소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남은 시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1군 건설사가 발 빠르게 움직인 이유는 앞으로 상계·창동 일대에 대대적인 재건축이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근 상계주공만 해도 3단지부터 4·9·10·12·14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준비 중이고, 바로 옆 동네인 창동주공아파트 1·3·4·17·18·19단지도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창동·상계 일대 아파트만 해도 2만5363가구에 달한다. 앞으로 서울에서 나올 정비사업 수주 물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규모다.
건설업계에서는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움직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행보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A건설사 관계자는 “우리도 먼저 나섰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초기 단계부터 입지를 다져놓고 성공사례를 만들어놔야 향후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유주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이른 단계부터 시작된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설사 경쟁이 자칫 입주민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계주공 1단지 주민 B씨(60대)는 “1군 브랜드(건설사)의 관심을 반기면서도 분열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끼리 갈등을 겪다가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