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기관 내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부산시가 "기관장 면직 요구 등 징계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권고안"을 심의, 의결했다.
그러나, 관리감독 주체인 부산시는 시장, 부시장의 부재로 인해, 해당기관의 기관장 면직 처리에 차질을 빚는 등 행정 공백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당시 피해자들이 A기관에 갑질 및 성희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A기관은 성희롱 문제에 대한 정식 조사 없이 성희롱 피해는 인정하지 않은 채, 가해자에게 갑질에 대한 경고 및 피‧가해자 분리 조치를 내렸다. 그 이후 피해자의 동의 없이 가해자와 화해 자리를 마련하는 등 오히려 기관에서 2차 피해를 가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A기관에서는 사건 1년 뒤 다시 한번 가해자를 피해자들의 부서로 인사발령을 내는 등 피해자 보호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성희롱 피해뿐 아니라 2차 피해 등 중첩된 피해로 인해 불안, 우울 등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결국 부산시에 진정함으로써 해당기관에 대한 관련 조사가 진행됐다.
부산시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해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기관이 오히려 2차 가해의 주체가 된 부분을 지적하며 엄중하게 경고했다.
또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성희롱‧성폭력 신고처리 절차의 개선을 위해 부산시와 A기관에 피신고인 징계의결 및 특별교육 실시, 기관장 면직 요구,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절차에 대한 컨설팅 실시, 기관장 및 고위직 간부에 대한 성인지 감수성 향상 특별교육 실시,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부서 및 업무분리), 피해자에 대한 상담‧의료‧법률 지원 등의 보호대책 마련 등을 담은 권고사항을 심의‧의결했다.
시 고충심의위의 권고사항을 통보받은 A기관은 지난 19일 기관 내 인사위원회 소관 안건을 제외한 권고사항을 모두 이행하겠다고 부산시에 공문으로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류제성 감사위원장은 “이번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의 의결은 지난해 4월 부산시가 성인지력 향상을 위해 발표한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 등 무관용 원칙 적용’, ‘피해자 보호조치 최우선’, ‘성차별적인 조직문화 개선’ 등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번 심의결과를 대외에 발표함으로써 공공부문 내 성희롱 예방 및 인식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