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에서 한 화가가 기능성 등산 점퍼와 알록달록한 털 벙어리장갑 차림을 한 버니 샌더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의 모습을 벽에 그리고 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샌더스 상원의원은 추위를 고려한 실용적이면서도 독특한 패션으로 사회관계망(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소신있고 유별난 정치인에 대한
지구촌 네티즌들의 유쾌한 열광
지난 20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참석자 중에 몹시 튀는 차림으로 앉은 남자가 있었다. 후줄근한 점퍼에 털장갑 낀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몸을 웅크린 그는 버몬트주 출신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1941~ )였다.
골목서 만난 노인같은 이미지에, 축하 자리와는 걸맞지 않은 자세가 오히려 눈에 띄기 좋았던 샌더스는, 갑자기 글로벌 스타가 됐다. 그의 사진을 도려낸 인터넷 '참새'들이 다른 상황 속에 집어넣어 새롭거나 우스꽝스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밈(meme, 따라하기 인터넷놀이) 현상을 폭발시켰기 때문.
[김치를 기다리는 버니 밈.[인터넷 캡처]]
샌더스의 장갑은 2년전 한 교사로부터 선물받은 것으로 폐플라스틱으로 짠 장갑이다. 교사들의 노조투쟁에 대한 지지를 담은 그의 애용품이었다. 샌더스의 이런 모습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정치적 꿋꿋함이 그대로 비치는 장면이었다. 미국 상원의 유일한 사회주의자로 꼽히는 그가 바이든 정부에서 상원 예산위원장을 맡는 시나리오가 야당이 된 공화당에게는 가장 끔찍하다.
언론과 네티즌은 이 추레한 옹고집 캐릭터를, 하나의 메시지로 삼아 곳곳에 침투시키며 놀이로 만들었다. 한국까지 들어와, 한국산 김치를 응원하기도 하고 싸이 옆에서 말춤을 추기도 했다. 밈(meme)은 영국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1976)에 나오는 말로 '문화 전달단위'를 가리킨다.
이상국 편집총괄
[싸이와 함께 말춤을 추는 버니 밈.[인터넷 캡처]]
[아주경제 제호에 '밈'으로 앉은 버니 샌더스.]